제인 화이트 지음·최정숙 옮김 / 미래의 창 펴냄·368쪽·12,000원
진정 럭셔리한 삶을 원하는가. 미국 작가 헨리 제임스는 “양서의 향유는 최고의 사치”라고 말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결코 최고의 사치가 될 수 없다”고도 했다.
<내 영혼을 파고 든 소설 50> 은 그 사치로 향하는 첩경을 제시한다. 호머의 <일리아드> 에서 살만 루시디의 <자정의 아이들> 까지, 그것은 “누구나 다 읽었다 하면서도 실제로는 아무도 읽고 싶어하지 않는”(마크 트웨인) 고전을 재발견하는 길이다. 자정의> 일리아드> 내>
고전적 작품들이 앞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와 <오디세이> 를 비롯, 다니엘 디포의 <로빈손 크루소> , 스탕달의 <적과 흑> 등의 작품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적과> 로빈손> 오디세이> 일리아드>
그러나 저자가 독특하게 작품을 보는 눈과 새 정보 덕에 새롭게 살아 난다. 그 보다, 책의 맛은 20세기 이후의 작품을 고르는 눈에 있다.
살만 루시디의 <자정의 아이들> , 코맥 맥카시의 <피의 자오선> ,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 등 최근의 작품들이 고전들과 나란히 한다. 백> 피의> 자정의>
이에 비하면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을 비롯해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 이나 존 업다이크의 <달려라, 토끼> 같은 작품들은 현대의 고전인 셈이다. 각 장의 맨 앞에 발췌문이 있어 작품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해 줄 뿐더러, 작가의 최근 언급, 새로운 비평 등이 수록돼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달려라,> 양철북> 호밀밭의>
성인 남자와 소녀의 농염한 사랑을 그려 각종 구설수에 올랐던 소설 <롤리타> 를 다룬 대목을 보자. “미국의 교외, 고속도로, 모텔을 전전하며 사랑을 나누는 이 이야기는 소유와 욕망에 관한 비극적이고 심란한 이야기다.” 발칙한 이야기 정도로만 여겨지기 일쑤였던 이 소설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롤리타>
영국의 록 그룹 폴리스가 1980년 발표해 히트 친 가 이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는 등 생활 속의 문화 현상과 연결시키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제 아무리 사이버 시대라 한들 승부는 콘텐츠, 즉 서사의 양과 질에서 판가름 난다. 호주의 작가ㆍ편집자가 펼쳐보이는 이 독서 노트는 잘 훈련된 독서인이 추천하는 풍성한 콘텐츠다.
원제는 <생명의 책(books for life)> . 원래 대상작은 60권이었으나, 호주 소설 등 국내에 생소한 작품은 제외됐다. 저자는 “이 책을 읽고, 평생의 벗으로 삼을 수 있는 작품을 찾아 보라”며 독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생명의>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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