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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검증 청문회/ 검증 청문회 분위기는 '민숭민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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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검증 청문회/ 검증 청문회 분위기는 '민숭민숭'

입력
2007.07.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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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관념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 검증청문회는 시종 일관 차분하게 진행됐다. 장소가 협소하다는 이유로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등 제한된 인원만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양 경선후보 지지자 수십 명이 청문회장 밖에서 입장통제에 대해 거칠게 항의했고,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양측 간 거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적어도 시작 전, 청문회장 바깥에선 날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오전 9시. 청문회가 시작됐다. 바깥의 긴장감과 달리 청문회장엔 시간이 흐를수록 “지루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양 경선후보들에게는 며칠 전에 질문지가 이미 주어졌다. 경선후보들은 이에 맞춰 조목조목 답변을 준비해 왔다. 당연히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예정에 없던 질문과 발언은 좀체 찾아보기 힘들었다. 청문회장 안팎에서 “잘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진행된 해명회”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전에 열린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청문회에선 보광 스님의 ‘전생’발언이나, 인명진 목사의 종교 관련 언급 정도가 예정에 없던 질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검증위원들의 질문은 경선후보의 준비된 답변을 더 이상 파고들지 못했다. 학계 종교계 법조계 등에서 내로라 하는 전문가들이 검증위원으로 나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과거사’를 들춰내는 데 총력을 다했지만 역부족이란 인상을 지우기 힘들었다.

“이번에야 알았다” “몰랐다”는 경선후보의 답변 앞에서도 질문은 힘을 잃었다. 경선후보의 답변에서 석연치 않은 대목이 다수 있었지만 검증위원의 추가 질문은 이어지지 못했다. 보는 입장에선 시원하지 못했다.

인 위원은 오후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청문회를 시작하면서 “오전에 살살 다뤘다는 평가가 있어 오후엔 좀 세게 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오후 청문회도 오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봉헌 위원이 “평생을 조세 실무에 종사했지만 이런 거래는 보지 못했다”고 이 전 시장을 다그치기도 했지만 코너로 몰지는 못했다.

질의ㆍ응답이 모두 길어지면서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겼고, 청문회는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졌다. 이 전 시장 청문회의 경우 준비된 항목을 절반도 소화하지 못했는데 3시간이 흘러 시간을 연장해 가며 소화해야 했다. 두 후보 모두 TV생중계를 위해 종료 전 마무리 발언을 해야 했다.

강재섭 대표는 청문회 시작에 앞서 “부실 검증은 부실 후보를 낳고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검증위원들은 국민과 역사를 대신해 묻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을 벗겨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8시간여가 흐른 뒤 청문회장 안팎의 평가는 고개를 가로 젓는 분위기였다. 다수 참석자들이 “‘면죄부 청문회’ ‘청문회가 아닌 해명회’라는 평가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였을까. 청문회가 끝난 뒤 백범기념관을 떠나는 양 후보들의 표정은 비교적 밝았다. 박 전 대표는 “풍문이 많이 떠다니고 그랬는데 궁금증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고 이 전 시장도 “오늘 매우 진솔하고 있는 그대로를 말했다”며 싫지 않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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