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무엇일까.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은 어떤 길일까. 나는 정말 잘 가고 있는 걸까. 지나온 나의 길. 힘들고 어려웠지만 행복과 절망 외에도 혹시 부끄러움은 없는 길이었나, 아쉬움은….
히말라야의 산행 길은 그렇게 힘들고 낯설었지만 새로움과 놀라움이 그치지 않았다. 어느덧 풍기텡가, 탕보체, 쿰중, 그리고 마지막 상보제까지 이르렀다.
상보제 가기 직전, 에베레스트뷰 호텔에서 꿈같은 하룻밤을 보냈다(모처럼 전기히터의 난방이 되는 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에서 만난 에베레스트의 모습은 신비로웠다.
세상은 참으로 예측할 수 없는 아름다운 힘을 지니고 있다. 나는 구름 위의 길을 걷고 있었다. 신들의 영역인 그 높은 곳을 바라보며 그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는 이들을 경외로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게 됐다.
왜 그들은 이렇게 한없이 거칠고 변덕스러운 신들의 영역을 향해 소중하고 귀한 목숨을 담보로 올라가는 걸까. 30년 전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한 고 고상돈 대원과 지금의 엄홍길 대장, 박영석 대장, 허영호 대장 등 많은 산악인(나는 산악인들의 이름을 잘 모른다)이 경이롭고, 그런 수많은 산악인을 가진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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