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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검증 청문회 이색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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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검증 청문회 이색 문답

입력
2007.07.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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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후보 검증청문회에서는 검증위원과 후보간 치열한 기세 싸움 속에서도 특이하고 재치있는 문답들이 오가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아버지께 긴급조치 해제를 요청해 봤냐”는 질문에 “시중의 여론을 아버님에게 전해 드렸다. 더 중요한 일은 총탄에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아버지는 대통령에서 물러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아버님은 유신헌법 개정안 연구를 지시했고 물러날 준비를 하셨다. 식사시간에 다음 대통령이 누가 돼야 하냐고 물어 보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91년~97년까지 개인사정으로 부모님 추도식에 불참했다”는 박 전 대표의 말에 검증위원이 “개인사정이라는 말은 이해가 안 된다. 답변 없냐”고 재차 추궁하자 박 전 대표는 고개를 숙이며 짧게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시장 재임시 히딩크 감독과 아들의 사진촬영으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명예 시민증 수여 행사가 다 끝난 후 아들이 난데없이 슬리퍼를 질질 끌고 친구들과 나타나는 바람에 히딩크에게 소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전 시장은 홍은프레닝에 대해 “이번 사건 터진 뒤 회사이름을 듣고 홍은동에 있는 줄 알았다”고 했고, 국회의원 시절인 1999년 교통사고를 낸 뒤 운전자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제가 차를 몰고 갈 데가 없다”고 답했다.

보광스님은 두 후보의 종교관을 물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카톨릭에 가서 고해성사 하고, 어머님의 영향으로 불교와도 가깝고, 어제는 기독교 모임에 가서 찬송가를 피아노로 연주하며 세 종교를 자유롭게 넘나드는데 도대체 종교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카톨릭 학교에 다니면서 세례 받고, 성당도 다녔고, 절에도 다녔다”며 “대선 주자들은 어느 종교에나 가서 예를 표한다. 그러나 어머님 대신 퍼스트레이디를 맡으면서부터는 특별히 어느 한 곳에 다니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광스님이 기독교 신자인 이 전 시장에게 2003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서울시 휘장이 새겨진 봉헌서를 낭독한 사실을 지적하자 이 전 시장은 “서울시장을 할 때 불교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일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서민적 언어를 많이 쓰는데 때론 말실수로 곤욕을 치른다. 우리나라는 지도자의 말이 세계적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데 대통령이 되면 말에 신중을 기할 것이냐”는 보광스님의 질타섞인 질문에는 “그 말씀을 새겨듣겠다”고 대답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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