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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코끼리 위에 '꼼꼼한'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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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코끼리 위에 '꼼꼼한' 개미!

입력
2007.07.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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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아다니는 5성급 호텔로 불리는 에어버스사의 A380. 제작 발표 당시만해도 경쟁사인 보잉의 B-747보다 수용인원이 200명 가량 많은데다 연료효율도 좋아 주문이 쇄도했다.

하지만 3차례나 납기가 지연되면서 주문취소가 잇따라 7조원대의 손실을 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에어버스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단순한 배선 문제. 독일과 프랑스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달라 양국에서 만든 배선이 서로 호환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2.세계 최대 기업인 월마트의 CEO 샘 월튼은 출장 때마다 비즈니스석을 탄다. 또 호텔 객실도 동행한 직원과 함께 사용한다. 그 뿐만 아니라 월마트에서는 모두 이면지를 사용한다. 단순한 출력뿐만 아니라 업무기록도 마찬가지다.

고객들에게 제품을 한푼이라도 싸게 공급하기 위해서. 이런 노력 끝에 월마트는 1970년대 무명의 유통회사에서 이제는 전 세계에 4,600여개 점포를 거느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블루오션 위에 디테일(세심함)이 있다. 경쟁없는 시장인 블루오션이 좋은 것은 다 아는 얘기지만, 블루오션 찾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힘들 일.

때문에 세계 초일류 기업들은 블루오션의 모색 보다는, 기존 시장에서 낭비제거와 원가절감, 고객 감동 디테일에 공을 들이는 추세다. 일부 경영학자들은 "혁신적인 개발자보다는 작고 평범한 일을 꼼꼼히 챙기는 관리자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단언하고 있다.

디테일 경영의 대표 기업은 도요타 자동차. 도요타는 재고 '0'를 목표로 최종공정에서 제품이 완성되면 공장 공회전 방지를 위해 이전 공정들이 차례대로 멈추는 예방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원가절감 체계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공장 가동 효율을 최대화 하는 한편 낭비를 줄여 수익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국내 기업들도 속속 디테일 경영에 나서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현재 전사적으로 CI(cost innovation)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고객들의 체감도가 낮은 부품의 단가를 낮추고, 잘 쓰지 않는 내장재를 없애 생산원가를 절감하자는 운동이다. 환율 하락으로 인해 채산성이 떨어지자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일종의 고육책이다.

푼돈 모아 얼마나 벌겠냐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연 생산량이 20만대인 쏘나타의 경우에는 차량 한 대당 1만원만 아껴도 20억원이 고스란히 수익으로 잡히게 된다.

현대ㆍ기아차는 이 밖에도 출장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자가용이 아닌 버스나 기차 등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도요타가 지난해 원가 절감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등 세계적 기업들도 조금이라도 아껴 수익성을 1%라고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획기적인 상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작은 부분만 아껴도 수익성은 획기적으로 올라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상사인 탓에 유독 국제전화가 많았던 SK네트웍스도 일반전화를 인터넷전화를 바꾼 데 이어 회사 인트라넷에 '구간별 전화 싸게 거는 법'을 올려 국제전화 비용을 30% 줄이는 등 자린고비 경영을 펼치고 있다.

고객들이 느끼는 사소한 불편이나 요구사항을 상품 개발에 적극 반영해 레드오션에서도 우뚝 선 기업도 있다.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이 치열한 줄자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코메론이 대표적 사례.

코메론은 10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영세 업체에 불과했지만 줄자날이 자동으로 멈추고 원하는 만큼 감기는 '셀프락'이나 줄자 몸통 하단의 롤러를 밀면 줄자날이 나오는 '롤러' 등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면서 10여년만에 세계 3위의 줄자 제작업체로 급부상했다.

특별한 기술력보다는 줄자 사용자들이 한 손에는 각종 연장을 든 채 다른 한손으로만 줄자를 사용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려는 세심한 배려 덕분이었다.

LG경제연구원 조준일 연구위원은 "끊임없이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게 기업들의 지향점이지만 점차 차별화가 힘들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모두가 간과하는 작은 차이가 이미 레드오션화 된 영역을 블루오션화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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