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 재즈 소낙비가 달궈진 대지를 난사한다. ‘2007 인천 재즈 페스티벌’은 이 시대 재즈가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을 체감할 자리다.
찰리 헤이든, 곤잘로 루발카바. 음반이나 웹사이트를 통해서, 또는 가끔 접하는 외신을 통해서 친숙하게 된 재즈맨들의 현재가 펼쳐진다. 여기에 한국의 신성들까지 가세,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현대 재즈의 멋을 확인케 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찰리 헤이든(70ㆍ베이스)은 살아 있는 재즈사다. 오네트 콜먼, 키스 재릿, 얀 가바렉 등 역사적 인물과 한 팀에서 활동, 최근 팻 메스니 등 이 시대 인기 재즈맨들과도 어깨를 당당히 겨루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쿠바 출신의 곤잘로 루발카바(44)는 고향의 풍성한 음악적 자산을 재즈와 성공적으로 결합, 라틴 재즈의 새 장을 연 인물이다. 이들 두 사람은 1986년 이래 재즈 전문 음반사 블루 노트와의 작업을 계기로 꾸준한 활동을 펼쳐온 덕에,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앙상블의 아우라로 객석을 매료시키고 있다.
또 브라질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에그베르토 지스몬티(60)는 브라질의 음악 유산을 클래식ㆍ재즈와 결합한 거장이다. 6현이 아닌 8현 기타로 클래식, 브라질 대중 음악, 재즈를 한 데 녹인 그의 음악은 진지하면서 대중적인 음악의 신지평이란 어떤 것인지를 입증해 보인다.
연주회는 헤이든과 루발카바의 듀엣, 지스몬티의 솔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특히 까다로운 취향 때문에 무대에 잘 서지 않는 에그베르토 지스몬티가 이번 무대에 적극 호응, 코앞에서 연주를 펼친다는 사실도 팬들을 설레게 한다. 세 사람은 인터넷 백과 사전이나 개인 홈 페이지 등 웹상에서도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거장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한국 출신의 20대 재즈 뮤지션 둘은 이번 무대의 화룡점정이다. 보컬ㆍ작곡의 신예원(26), 기타ㆍ작곡의 정선(25). 뉴욕 뉴스쿨 유니버시티의 동창생으로, 1991년 내한 공연을 펼치기도 했던 색소폰의 대가 빌리 하퍼로부터 재즈를 공부한 두 사람의 앙상블은 국내서 보기 힘든 현대 재즈의 맛을 선사할 예정이다. 17인조 빅 밴드 재즈 오케스트라가 이를 받친다.
현대적 화성과 한국적 선율을 엮은 10분짜리 곡 <북한산> , 바닷속 풍경을 묘사한 <스노클링 트립> 등 새 작품을 포함, 모두 7곡에 달하는 이들의 무대는 현대 재즈의 흐름을 전해줄 흔치 않은 기회로 보인다. 이번 무대에서 다양한 스캣을 구사해 보일 신예원은 “이번 무대를 계기로 더욱 많은 무대를 만들 생각”이라며 “국악을 포함, 스스로에게 솔직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노클링> 북한산>
올해는 마스터클래스 자리도 처음으로 마련했다. 공연 기간 동안,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까지 한국의 재즈 학도를 위해 펼치는 워크숍이다. 8월 17일 오후 8시, 18일 오후 7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032)420-2027~8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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