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민족, 문화가 달라도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으면 갈등을 풀 수 있습니다.”
베티나 슈왈츠마이어(29) 유럽청소년회의 회장이 국가청소년위원회와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18회 국제청소년광장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번 행사는 25개국에서 온 청소년 200여명이 8박9일 동안‘다문화 사회와 청소년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하는 자리다. 베티나 회장은 행사에 맞춰 20일 ‘유럽의 사례를 중심으로 한 다문화 사회와 청소년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강연한다.
그는 “세계화가 빨라지고 여러 민족, 문화가 섞이는 경우가 늘면서 갈등 역시 많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문화가 빚어내는 갈등의 시작은 “내가 가진 무언가를 잃어버릴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라고 말하면서 2년 전 프랑스에서 일어난 소요사태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베티나 회장은 “아프리카에서 온 프랑스 이주자들은 게토지역에 모여 살며 교육, 보건의료, 일자리 등 모든 면에서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며 “이는 이주자를 돌보면 내 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프랑스인의 두려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사태를 막으려면 사회복지체계의 안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티나 회장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청년의 역할이다. 그는 “미래에는 다문화 양상이 더 복잡해 질 것”이라며 “청년이 주체가 돼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폭력, 인종차별 등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럽청소년회의는 풀뿌리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한 인권, 대화, 존중을 핵심 가치로 여긴다”며 “소외된 젊은이들이 극단적으로 나가지 않도록 손을 내미는 것을 중요시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젊은이들의 공통적 고민은 ‘미래’라고 그는 말했다. 부모로부터 독립, 더 나은 직업과 좋은 교육 그리고 행복한 결혼 등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베티나 회장은 “진정 중요한 것은 일 그 자체가 아니라 일의 질”이라며 “한국처럼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나라는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다”고 걱정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김도연인턴기자(이화여대 경영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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