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물러나는 윤증현 금감위원장의 바통을 물려 받을 후임 인선을 놓고 관가와 금융계에 하마평이 무성하다.
현 정부 임기를 감안할 때 '자칫 7개월 짜리 위원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제약조건이 지적됨에도 불구하고, 자천타천 5~6명의 후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재경분야에선 참여정부 마지막 장관직인데다, 다른 각료와는 달리 3년 임기직이기 때문에 잘하면 차기정부까지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자리다.
윤 위원장의 임기는 8월3일. 늦어도 내주 중에는 후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관련부처와 금융계에 따르면 후임 금감위원장 유력 후보 1순위는 김용덕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사실상 내정단계에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보좌관은 이미 2~3개월 전부터 후임 금감위원장으로 거론되며 '김용덕 대세론'을 형성해 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보좌관이 9개월 가량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내면서 많은 고생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라며 "여러 명의 후보에 대한 검토가 있었지만 국내와 국제금융에 두루 밝은 김 보좌관 쪽으로 굳어 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행시 15회로 공직에 입문한 김 보좌관은 청와대 재정금융비서관,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국제업무정책관, 관세청장, 건설교통부 차관 등을 거쳤다.
김 보좌관 외에 후임 금감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와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낸 조윤제 주영 한국대사, 진동수 재경부 2차관, 유지창 은행연합회장 등이다.
김창록 총재는 변양균 청와대정책실장과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장관, 박정규 전 청와대민정수석, 김수명 금융결제원장 등을 배출한 부산고 21회 출신으로 금감원 부원장을 지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 동안 하마평에 거의 오르내리지 않았던 김석동 차관은 최근 권오규 부총리의 적극적인 지원 사격을 받으며 막판 급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다른 관계자는 "김석동 차관이나 김창록 총재가 금감위원장으로 이동할 경우 재경부 인사에도 한결 여유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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