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취향 맞추니 잘 팔리네”
은행 예ㆍ적금 상품들이 펀드에 밀려 고전 중이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특정 고객의 취향에 맞춰 내놓은 맞춤형 상품들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국민은행이 이 달 2일 출시한 ‘와인 정기예금.’ 중ㆍ장년층을 겨냥한 이 상품은 16일 현재 6,256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려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판매 9일만에 5,000억원을 돌차, 지난해 최대 히트 상품인 ‘여성 명품통장’이 판매 11일만에 5,000억원을 넘었던 기록을 단축했다.
와인 정기예금은 기본금리(연 4.65%) 외에 ▦가입 때 금연을 다짐하거나 가입기간에 건강검진을 받을 경우 ▦회갑ㆍ칠순 또는 팔순을 맞을 경우 ▦5,000만원 이상 퇴직금이나 부동산 매매ㆍ임대자금 및 토지보상금을 예치할 경우, 최고 0.8%포인트까지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최근 중ㆍ장년층 사이에서 불고 있는 와인 열풍을 감안해 상품 이름에 와인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차용한 점도 고객의 눈높이를 맞췄다는 분석이다. 지난 해 9월 여성 고객 대상의 ‘명품 여성통장’이 지금까지 2조3,709억원을 올린 데 이어 맞춤형 상품으로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신한은행이 5월14일부터 판매한 수시 입출금식 예금인 ‘홈 엔 스위트’(Home'n Sweet) 예금도 두 달 만에 11만7,657계좌가 판매됐다. 이 상품은 주부층을 겨냥한 것으로 통장 표지에는 벽지문양을 넣었다. 가입 후 3개월 동안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가 면제되며 전자금융 수수료도 월 5회씩 면제된다. 관리비, 적금, 신용카드 실적 가운데 1건 이상 요건을 충족하면 수수료 면제 기간이 늘어난다.
우리은행은 급여나 관리비 이체 고객을 대상으로 올 3월 출시한 ‘우리 로얄클럽통장’도 판매 3달 동안 5,500억원을 유치해 상반기 히트 상품 대열에 올랐다.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와 전자금융 이용 수수료 등을 면제해주고, 고객등급에 따라 추가로 기타 예금거래 수수료도 감면해준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12월 여성고객을 겨냥해 내놓은 ‘여우적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년제 적금인 이 상품은 기본금리 3.8%에 카드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지급해 최고 4.7%까지 금리를 보장한다. 또 결혼과 출산 등 사유로 중도 해지하더라도 약정금리를 모두 지급하는 ‘해피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외환은행이 판매중인 ‘2030 직장인 저축예금’은 무주택 직장인을 겨냥한 상품으로 주택청약예금, 비과세 상품 가입시 금리를 연 0.1% ~0.2%포인트 우대해 주고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에도 연 0.4%포인트까지 금리를 우대해 준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올 2월에 출시된 기업은행의 ‘성공날개 통장’은 자녀가 진학희망 학교에 실제 입학할 경우 0.2%포인트 추가금리를 제공하는 등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시중은행 상품개발실 담당자는 “고객들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상품보다 `나를 위한 상품'이라는 느낌을 가질 때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면서 “은행들도 갈수록 고객층을 세분화해 신상품을 개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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