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모두를 똑똑하게 만들었다. 초등학생도 법률상식을 공부할 수 있고, 축구선수 박지성의 팬이 저 멀리 떨어진 영국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사를 줄줄 꿰게 만든다.
그러나 인터넷은 지식은 알려줘도 그 지식의 경중과, 그 지식에서 느껴야 할 감정은 알려주지 못한다. 검색창을 한 번 두들기면 뜨는 수천개의 정보들 중 무엇이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지식인가.
EBS <지식채널e> 는 바로 그 역할을 하는 작은 ‘채널’이다. 매 편마다 5, 6분의 짧은 영상물을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지식채널e> 는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들을 발굴해서 보여주지는 않는다. 지식채널e> 지식채널e>
한국에서 간접세의 비율이나 TV시청의 폐해, 음악을 통해 노동운동과 반 세계화 운동을 펼치는 밴드 첨바웜바의 이야기는 관심만 있다면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5, 6분 분량의 영상이 담을 수 있는 정보 역시 인터넷이 담고 있는 양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설명조의 나레이션도 없이 소재들을 자막과 음악으로 푸는 <지식채널e> 의 독특한 스타일은 시청자들이 자연스레 화면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지식채널e>
또한 배경 지식에 대한 설명 없이 특정 사건이나 특정 인물의 역사를 기승전결로 서술하는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일으킨다.
<지식채널e> 는 다큐멘터리보다는 오히려 서스펜스가 가미된 짧은 스릴러 영화에 가깝고, 방대한 지식보다는 그 지식을 재구성해 ‘이야기’로 만든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다. 지식채널e>
그리고 그 엔터테인먼트적인 재미는 <지식채널e> 가 안고 있는 ‘지식’과 결합해 그 지식 안에 담겨 있는 ‘감정’을 드러낸다. <지식채널e> 는 좀처럼 사회 주류의 이야기나 지금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지식채널e> 지식채널e>
대신 제3세계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는 아동들이나, 인혁당 사건같은 한국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이 드러난다. 처음에는 어떤 내용이 나올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시청자들은 그 호기심이 우리가 교과서나 신문에서 보기 힘든 지식과 마주하는 순간, 지식이 단지 웹페이지의 문자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드는 ‘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식채널e> 는 지식이 넘쳐 나는 시대에 그 지식으로부터 이성대신 뜨거운 감정을 느끼도록 유도한다. 지식채널e>
그리고 <지식채널e> 를 통해 지식이 담고 있는 감정을 느낀 사람들은 ‘익스플로러(Explore)’같은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그 감정적인 힘을 사회에 대한 실천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더 많은 지식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지식채널e>
그래서 <지식채널e> 는 우리에게 지식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식들의 양이 아니다. 필요한 건 그 지식들을 왜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감정적인 이유를 제시하는 것은 아닐까. <지식채널e> 는 우리에게 새로운 교육(Education)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식채널e> 지식채널e>
강명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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