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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 홀릭] EBS <지식채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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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 홀릭] EBS <지식채널e>

입력
2007.07.19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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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모두를 똑똑하게 만들었다. 초등학생도 법률상식을 공부할 수 있고, 축구선수 박지성의 팬이 저 멀리 떨어진 영국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사를 줄줄 꿰게 만든다.

그러나 인터넷은 지식은 알려줘도 그 지식의 경중과, 그 지식에서 느껴야 할 감정은 알려주지 못한다. 검색창을 한 번 두들기면 뜨는 수천개의 정보들 중 무엇이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지식인가.

EBS <지식채널e> 는 바로 그 역할을 하는 작은 ‘채널’이다. 매 편마다 5, 6분의 짧은 영상물을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지식채널e> 는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들을 발굴해서 보여주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간접세의 비율이나 TV시청의 폐해, 음악을 통해 노동운동과 반 세계화 운동을 펼치는 밴드 첨바웜바의 이야기는 관심만 있다면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5, 6분 분량의 영상이 담을 수 있는 정보 역시 인터넷이 담고 있는 양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설명조의 나레이션도 없이 소재들을 자막과 음악으로 푸는 <지식채널e> 의 독특한 스타일은 시청자들이 자연스레 화면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또한 배경 지식에 대한 설명 없이 특정 사건이나 특정 인물의 역사를 기승전결로 서술하는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일으킨다.

<지식채널e> 는 다큐멘터리보다는 오히려 서스펜스가 가미된 짧은 스릴러 영화에 가깝고, 방대한 지식보다는 그 지식을 재구성해 ‘이야기’로 만든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다.

그리고 그 엔터테인먼트적인 재미는 <지식채널e> 가 안고 있는 ‘지식’과 결합해 그 지식 안에 담겨 있는 ‘감정’을 드러낸다. <지식채널e> 는 좀처럼 사회 주류의 이야기나 지금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대신 제3세계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는 아동들이나, 인혁당 사건같은 한국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이 드러난다. 처음에는 어떤 내용이 나올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시청자들은 그 호기심이 우리가 교과서나 신문에서 보기 힘든 지식과 마주하는 순간, 지식이 단지 웹페이지의 문자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드는 ‘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식채널e> 는 지식이 넘쳐 나는 시대에 그 지식으로부터 이성대신 뜨거운 감정을 느끼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지식채널e> 를 통해 지식이 담고 있는 감정을 느낀 사람들은 ‘익스플로러(Explore)’같은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그 감정적인 힘을 사회에 대한 실천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더 많은 지식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식채널e> 는 우리에게 지식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식들의 양이 아니다. 필요한 건 그 지식들을 왜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감정적인 이유를 제시하는 것은 아닐까. <지식채널e> 는 우리에게 새로운 교육(Education)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강명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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