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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워' 한국의 전설 이무기가 할리우드 집어삼키나

입력
2007.07.19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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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50) 감독의 꿈이 이무기와 함께 승천할 수 있을까. 그의 신작 <디 워(d-war)> 의 국내개봉(8월1일)을 앞두고,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이 영화에 쏠리고 있다.

처음에는 막대한 제작비(300억원)와 제작기간(6년), <용가리> 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심 감독의 의지가 화제였다. 그러나 영화계가 침체에 빠지면서, 한국 영화산업의 부활을 이 영화의 흥행에 거는 기대가 더해졌다.

개봉을 목전에 두고선 충무로와 할리우드 시스템의 유기적 결합 가능성에 관심의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이 영화는 애초부터 미국시장을 겨냥해 만든 영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캐스팅, 촬영, 후반작업(포스트 프로덕션) 및 마케팅이 철저히 할리우드 인력에 의해 이뤄졌다.

<디 워> 에 참여한 할리우드 배급사들과 후반작업 스태프들은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16, 17일(현지시간) 이틀간 미국 LA에서 진행된 설명회에서 이들은 “이 영화의 특수효과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능가한다”며 “틀림없이 미국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케팅 총괄을 책임진 데이비드 디너스틴은 “특수효과의 스케일, 괴물이 도시를 공격하는 소재 등이 미국 관객에게 호소력이 있다”며 “개봉까지 최소한 1,500~1,800개의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영화 중 최고 히트작 <괴물> 이 100개를 겨우 넘긴 스크린에서 상영된 것에 비춰보면, 이 영화에 대한 할리우드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그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용이 등장하는 점, 선과 악이 대결하는 새로운 괴수 전설도 성공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현지배급사인 프리스타일의 마크 보디 대표도 “PG-13(부모 동반 13세관람가) 판정을 받은 점, (미국)개봉일인 9월14일에 대형 경쟁작이 없는 점 등이 이 영화의 흥행에 고무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스타일은 최근 <일루셔니스트> 의 배급을 맡아 흥행시킨 회사. 보디 대표는 “25세 이하의 남성과 어린이를 주 타켓으로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할리우드가 <디 워> 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현란한 특수효과. 편집을 담당한 티모시 앨버슨은 “이 영화의 특수효과는 2억 달러를 쏟아 부은 <트랜스포머> 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LA 시내가 파괴되는 장면과 용이 승천하는 장면은 미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움”이라고 말했다.

<더 리턴> <제5원소> 등의 음향효과를 담당했던 마크 맨지니도 “필름을 보고 이렇게 큰 스케일의 영화사운드를 맡을 수 있을지 겁부터 났다”며 블록버스터로서의 <디 워> 를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디 워> 의 성공을 점치기엔 아직 이르다. 특수효과에 대한 격찬만큼, 스토리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베를린영화제 유러피안필름마켓에서 이 영화를 봤던 한 기자는 “A급 특수효과와 Z급 시나리오가 만났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후반작업에는 할리우드 전문인력이 참여했으나 기획과 제작, 시나리오, 감독, 컴퓨터그래픽(C.G.)에까지 심 감독이 모두 욕심을 부린 점도 <용가리> 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불안케 하는 부분이다.

어쨌든 미국에서의 <디 워> 성공여부는 한국영화산업에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해 줄 것이다. 미국의 지난해 총관객수는 무려 14억4,800만명. 이 가운데 1%만 <디 워> 를 본다고 해도, 한국 영화사의 최고 흥행성적인 <괴물> 의 1,300만명(국내기준)을 사뿐히 넘어 선다. 극장 수익보다 훨씬 비중이 큰 미국의 부가시장(DVD 판권, 완구사업 등)을 생각하면 심 감독의 도전이 더욱 값지게 보인다.

심 감독은 국내 상영판의 말미에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이유를 담은 ‘감독의 변’을 붙일 계획이다. 그 변에는 이런 소회가 포함돼 있다 “코미디언 출신이라고 모두들 나를 비웃어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나는 반드시 세계 최고의 영화를 만들 겁니다.”

L.A.=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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