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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형 60주기 학술대회 "소련 대신 美선택은 몽양의 反제국주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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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형 60주기 학술대회 "소련 대신 美선택은 몽양의 反제국주의 탓"

입력
2007.07.19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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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은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인 몽양 여운형(1886~1947)의 60주기다. 광복 후 최초의 건국 준비 단체인 건국준비위원회(이하 건준)를 창립했고 좌우 정치세력 통합에 힘썼던 그의 족적은 그간 ‘공산주의자’ ‘정치적 기회주의자’ 등의 이념 편향적 평가에 가려져 왔다.

재작년 건국훈장 추서를 계기로 몽양 재평가 작업이 활발한 가운데, 19일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가 ‘진보적 민족주의자’로서 그의 정치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정식 펜실바니아대 명예교수는 최근 비밀 해제된 구소련 문건을 통해 몽양이 박헌영의 남조선노동당(남로당) 세력과 결별한 이유를 밝힌다.

스티코프 당시 소련군사령관의 일기에 따르면 몽양은 1946년 좌파 3개 정당의 남로당 통합을 함께 추진하던 박헌영의 독단을 불쾌하게 여겼고, 이를 김일성에게 토로했다가 되레 “박헌영의 행동은 소련 군정의 뜻”이라며 힐책 당했다.

이 교수는 “이후 몽양은 남로당과 결별하고, 미 군정과의 우호 속에 좌우 합작 운동을 펼친다”며 “조국을 좌지우지하려는 소련 대신 그 해 필리핀 독립을 허용한 미국에 호감을 느낀 것”이라고 해석한다.

약소 민족의 권익을 박탈하는 제국주의를 단호히 비판하는 몽양의 정치 철학에서 비롯된 행보란 설명이다. 이 교수는 발표에서 남로당이 몽양 암살의 배후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을 예정인데, 이는 ‘극우파 소행’이란 학계 통설과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조영건 경남대 명예교수는 “독립을 완성하려면 땅의 남북과 사상의 좌우를 가릴 필요가 어디에 있는가” “전세계 프롤레타리아트 이익보다는 조선 프롤레타리아트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 등 몽양의 발언을 인용하며 특정 이념에 매몰되지 않은 자유주의, 민족주의를 부각한다.

최상용 고려대 교수는 몽양의 정치 사상이 1차 대전 직후 제창된 민족 자결주의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 교수는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족 통합 조직체인 건준은 여운형의 정치 이념을 잘 보여준다”며 “그의 사회주의 사상은 어디까지나 민족주의적 과제 해결에 도움 받으려 포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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