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인 김모(9) 군은 다음 주 국내 모 여행사가 주관하는 영어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뉴저지로 떠날 계획이다. 김군의 해외연수 길에는 부모님이 동행하지 않는다. 13시간이 넘는 장거리 여행은 항공사가 책임지고, 8주간의 미국 체류 기간에도 현지에 사는 친척이 김군을 돌봐줄 예정이다.
어학연수나 조기유학을 위해 해외로 떠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김군처럼 ‘나홀로’ 초등학생 해외 출국자 수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8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올해 1~6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한 승객 가운데 이들 항공사의 ‘비동반 소아(Unaccompanied MinorㆍUM)’ 서비스를 이용한 초등학생(만 5~12세)은 4,503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37명에 비해 23.8% 늘어난 수치다.
‘UM 서비스’는 보호자 없이 여행하는 만 5∼12세의 어린이를 출발지 공항에서부터 관리, 도착지의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인계할 수 있도록 항공사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제도를 말한다. 요금은 성인 기준이지만 항공사 직원이 어린이의 수속에서 항공기 탑승, 입국심사, 신변 인도까지 책임지는 이점 때문에 이용객이 증가 추세다.
특히 이용객 대부분이 방학을 전후로 한 시기에 몰려있어 해외연수나 조기유학 목적으로 이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1일부터 11일까지 두 항공사의 이 서비스를 이용한 초등학생은 1,125명으로 이미 지난해 7월 한 달간 이용객(2,189명)의 절반을 넘어섰다.
상반기 월별 통계에서도 이용객은 1월이 1,788명으로 가장 많고 6월 940명, 2월 835명, 4월 323명 순으로 나타났다. 부모를 동반해 조기 유학을 떠나거나 외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사례를 더한다면 초등학생 해외 출국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나홀로 초등학생들의 목적지는 해외연수로 인기 있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영미권에 집중돼 있다”며 “본격적인 여름방학에 들어가는 이달 하순에는 이용객 수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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