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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 칼럼] '선샤인뉴스' 창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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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 칼럼] '선샤인뉴스' 창간에 부쳐

입력
2007.07.19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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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이 지난 7일 <선샤인뉴스> (sunshinenews.co.kr)라는 온라인신문을 창간했다. 사이트에 들어가 이 신문을 소개하는 방을 들여다보니 '포지티브 뉴스', '로컬 뉴스', '퍼블릭 저널리즘'의 순환과 역순환을 나타내는 다이어그램이 독자를 맞는다. 이 세 개념이 <선샤인뉴스> 의 이념적 실천적 지향점이라는 뜻이겠다.

● 전북대생들의 지역 온라인신문

'포지티브 뉴스'의 '포지티브'는 '긍정적'이라는 뜻일 테다. 신문 제호에도 이미 그런 뜻이 담겼다. '선샤인뉴스'란 햇살처럼 밝고 따뜻한 뉴스라는 뜻일 게다. 창간사도 "기존 언론매체와의 역할 분담 차원에서 주로 밝은 뉴스와 이야기를 다루"겠다고 밝히고 있다.

세상이 어두운 것은 뉴스가 어둡기 때문이라는 관점이 창간사의 이 대목에 담겼다면, 논란거리가 될 수도 있겠다. 미디어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일 뿐만 아니라 세상을 (재)구성하는 능동적 행위자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미디어의 세계(재)구성 능력에 대한 확신과 거기 바탕을 둔 실천이 지나칠 때, 그 종착점은 선전저널리즘이 되기 십상이니 말이다. 군사독재 시절의 언론이 쏟아낸 밝고 따뜻한 뉴스가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만들진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한가한 걱정이거나 괜스런 트집이다. 창간사에 이미 "기존 언론매체와의 역할 분담 차원"이라는 점이 분명히 밝혀져 있기도 하거니와, 정치 민주화 이후 우리 주류언론이 갈등 지향적 뉴스에 지나치게 몰두해 온 건 엄연하니 말이다. 주류언론이 갈등 지향적 뉴스에 치우쳐 온 것은 지난 두 정부와 주류신문이 태생적으로 사이가 나빴다는 사실과도 관련 있을 게다.

더구나 <선샤인뉴스> 는 '포지티브 뉴스'라는 슬로건 뒤에 숨어 비판을 삼가겠다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비판을 하되 "상대편을 설득할 수 있는 따뜻하고 실천 가능한 제안과 호소의 형식으로" 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이 신문이 생각하는 '포지티브'는 기사 내용만이 아니라 그 형식까지 아우른다. 흔히 언어의 내용보다 언어의 형식이 갈등의 연료로서 인화점이 낮다는 점을 생각하면, <선샤인뉴스> 가 새롭게 더듬어 찾는 기사형식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기존 언론이 드러낸 갈등은 서로 다른 언어내용의 과격성이 맞부딪치는 장면이었다기보다, 서로 비슷한 언어형식의 과격성이 맞부딪치며 격렬함을 다시 더하는 모방적 경쟁의 장면이기 일쑤였다.

<선샤인뉴스> 의 지향점으로서 '포지티브 뉴스' 못지않게 눈에 띄는 것은 '로컬 뉴스'다. 이것은 "지방이 한국의 미래"라는 믿음 아래 한국문화 전반의 소용돌이 성격을 끊임없이 비판해온 언론학자 강준만씨의 이론적 실천과도 관련 있을 테다. 전북대학교 학생들에게 이 신문의 창간을 제안하고 그들의 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는 이가 강준만씨라 한다.

출범한 지 아직 두 주가 채 안 됐지만, <선샤인뉴스> 기자들의 눈길과 발길이 거의 온전히 전북 지역으로 쏠리리라는 것은 지금까지의 기사만으로도 넉넉히 짐작된다. 스트레이트뉴스만이 아니라, 피플 난이나 칼럼 난도 전북 시민의, 전북 시민에 의한, 전북 시민을 위한 뉴스를 지향하고 있다.

<선샤인뉴스> 의 이 지방주의는, 모든 형태의 자본이 서울로 쏠리고 지방 거주자조차 제 지역 정보보다 서울 정보에 훨씬 더 노출돼 있는 서울 일극주의의 중화제로서 뜻이 작지 않다.

● 서울중심주의 지양의 거점 되길

<선샤인뉴스> 의 또다른 지향점인 '퍼블릭 저널리즘'은 대다수 미디어가 내세우는 가치다. 그러나 미디어자본가의 입 노릇을 하는 '프라이빗 저널리즘'이나 특정 정파와 한 몸이 된 '섹트 저널리즘'이 다수인 이 시대에, 실현하기 힘든 가치이기도 하다.

<선샤인뉴스> 가 공중(公衆)과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본때 있게 실천하는 공론장이 되기 바란다. 그리고 서울 일극주의를 지양하려는 분권주의 운동의 든든한 문화적 거점이 되기 바란다. 무엇보다도, 막 돛을 올린 지금의 생기가 끊임없이, 다함없이 이어지기 바란다. 창간을 축하한다.

고종석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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