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인터넷에 올 1월 15일 사망한 혁명원로 보이보(博一波ㆍ사진ㆍ사망 당시 98세)가 죽기 직전 남긴 유서 ‘19차 담화’라는 글이 유령처럼 떠다니고 있다.
여기에는 공산당이 부패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망당난국(亡黨亂國)’의 상황이 초래될 것이고, 공산당이 개혁 개방 이후 나타난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인민들이 공산당의 퇴진(下台)를 요구할 것이라는 준열한 충고가 담겨 있어 네티즌들 사이에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보이보는 지난 해 병세가 악화하자 10월 20일부터 올 1월 7일까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원로인 완리(萬里), 쑹핑(宋平),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등을 만나 국정 전 분야에 대한 의견을 17차례 밝혔다.
공산당은 이를 8만자 분량의 ‘보이보 동지의 전략 방침 정책에 대한 약간의 건의와 의견’이라는 문건으로 작성했다. 이는 당내에서 ‘보이보 동지 유서’로 불린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은 이 문서를 발췌한 것으로 16절지 2매 분량이다.
이 글에서 보이보는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공산당은 호소력과 응집력, 권력의 기초를 잃어 망당난국(亡黨亂國)의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 공산당의 위기에 대해서도 “현재 당과 정부의 권력남용, 월권, 특권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인민의 공분을 사고 있으며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망당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문화대혁명 및 마오쩌둥(毛澤東)에 대해 “문화대혁명은 망당망국亡黨亡國)의 지경으로까지 이끌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이는 당의 중대 과오이며 당은 이런 역사를 은폐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오 개인에 대해서는 “그는 마르크스 주의자가 아니며 마오 자신도 생전 여러 차례 자신은 반봉건주의자, 농민혁명가로 스스로를 묘사했다”고 밝혔다.
이 글이 퍼지자 보이보의 유족들은 글이 가짜라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이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혁명원로의 우국 충정과 지적 내용에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보이보처럼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의 박해를 받았던 덩샤오핑(鄧少平)도 사망 전 “사회공평문제를 처리하지 못하면 농민 노동자가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던 점에 비춰 인터넷에 떠도는 글은 사실일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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