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가 실낱 같은 희망 살리기에 도전한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1무1패)은 18일 오후 7시20분(이하 한국시간ㆍMBC TV 생중계) 자카르타 겔로라붕카르노경기장에서 인도네시아(1승1패ㆍFIFA랭킹 143위)와 2007 아시안컵 본선 D조 조별리그 3차전을 갖는다.
바레인전의 어이없는 역전패로 한국의 '자력 8강 진출'은 이미 물 건너간 상태.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를 꺾는다면 같은 시간 팔렘방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1승1무)-바레인(1승1패)전 결과에 따라 '어부지리 조 2위'가 가능하다.
'행운의 8강'을 이루기 위한 전제 조건은 인도네시아전 완승.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골득실을 따질 때를 대비해 두 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한다. 한국 축구의 강점인 투혼과 끈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부동심을 유지하라
'베어벡호'가 졸전을 거듭하는 대표적 원인으로 조직력 부재가 꼽힌다. 그러나 이보다 심각한 것은 집중력 실종이다. 베어벡 감독은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고, 홍명보 코치도 "수비 불안의 원인은 집중력 결여에 있다"고 꼬집었다. 일사불란한 전술적 움직임을 위해서는 집중력 유지가 필수적이다.
경기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냉정함도 절실하다. 18일 겔로라붕카르노경기장에는 8만 8,000여명의 팬들이 운집해 광적인 응원을 펼칠 전망이다. 자칫 흥분해 경기 흐름을 끊는 일이 없어야 한다. 페널티킥 허용이나 퇴장 같은 '대형 사고'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베어벡 최후의 카드는
거듭되는 졸전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베어벡 감독이 어떤 전술로 인도네시아 격파에 나설지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전과 바레인전에서 보여준 베어벡 감독의 용병술은 결과나 내용적으로 실패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태.
베어벡 감독은 기본 전형인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고공 플레이에 취약한 인도네시아의 약점 공략을 위해 장신 스트라이커 두 명을 최전방에 세우는 '깜짝 카드'도 기대할 수 있다.
중원 삼각 편대를 어떻게 구성할지도 관심사다. 허약한 공수 연결 고리는 1,2차전 졸전의 단초를 제공했다.
공격형에 김두현, 수비형에 김상식, 손대호(이상 성남)의 출전이 예상되지만 이들이 1,2차전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음을 고려했을 때 이천수(울산)를 섀도 스트라이커로 놓고 김정우(나고야)를 수비형으로 돌리는 등 '의외의 조합'으로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베어벡 감독은 17일 공식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전은 기술적인 면 못지 않게 정신력이 승부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선수들이 19일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베어벡 감독은 또 "목표는 여전히 우승이다. 남은 경기를 모조리 승리해 정상에 오를 것이고 그 시작은 18일 오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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