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소감은.
“사실 다 진 바둑인데…. 이 국수님께 죄송하다. 초반에 좀더 생각해야 할 자리에서 손이 너무 빨리 나가 바둑이 때 이르게 나빠졌다.”
-오늘 낮에는 무얼 했나.
“푹 잔 다음 한참 동안 포석 연구를 했다. 그런데 막상 대국 때는 너무 긴장한 탓인지 그대로 안 두고 그냥 평범한 길을 택하고 말았다.”
-다음 목표는.
“물론 세계 타이틀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
-이번 경기에 앞서 며칠 전 바둑리그에서 이창호를 이긴 게 도움이 됐나.
“그 때 대국 내용이 비교적 좋아서 좀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바둑은 너무 부끄럽다.”
-요즘 이창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대국하면서 실제로 느꼈는가.
“확실히 요즘에는 거의 매 판 확 눈에 띄는 실수가 자주 나온다. 과거에는 그런 실수가 거의 없었다.”
-또 다른 강자인 이세돌은 어떤가.
“이 사범님 바둑은 너무 혼란스럽다. 상대를 현혹시킨다고나 할까, 어느 때는 그가 둔 수가 묘수인지 실수인지도 잘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자신의 바둑을 한 마디로 평한다면.
“시쳇말로 ‘꼬장’(부리는) 바둑이라고나 할까. 불리하더라도 끈질기게 버티는 편이다.”
-본인의 바둑에 점수를 매긴다면. 바둑의 신과는 어떤 치수로 두면 이기겠는가.
“아직 점수를 매기기에는 내 수준이 너무 형편없다. 앞으로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그때 답변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바둑 공부는 어떻게.
“소소회에 나가거나 혼자 집에서 공부한다. 혼자 하는 게 정신 집중이 잘 된다”
-바둑의 좋은 점이라면.
“이겼을 때 기쁘다”
-졌을 때는 어떻게 마음을 추스르나.
“사실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혼자 집에 틀어 박혀서 그저 참고 견딜 뿐이다”
-오늘 나올 때 부모님이 무슨 말씀을 하셨나.
“그냥 마음 편하게 두라고 하셨는데 표정은 ‘꼭 우승해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속으로 ‘네’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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