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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골드' 물 산업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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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골드' 물 산업이 뜬다

입력
2007.07.1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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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더 이상 물로 보지마."

세계적으로 물 부족과 수질악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물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유망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국적 자본들이 속속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시작된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7일 '세계 물 산업의 구조변화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와 급격한 인구증가 속에 선진국은 물 관련 인프라의 노후화 때문에, 또 개발도상국은 산업화 진전으로 인해 수질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세계 물 산업은 연평균 5%의 안정적 성장 속에 2009년에는 시장규모가 3,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적으로 물 산업의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의 GE와 독일 지멘스. 2000년 이후 이들 기업은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GE는 2005년 11억 달러 규모의 인수ㆍ합병으로 산업용 물 처리 설비 부문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GE는 산업용 물 처리 설비, 상하수도 관련 설비ㆍ기기ㆍ필터ㆍ화학약품 등을 망라한 물 사업을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결정하고 관련 역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멘스는 2004년 물 처리 장비산업체를 인수하며 이 분야에 뛰어들었는데, 향후 물 관련 제조업 전부문의 위탁운영 등에 선두주자가 된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세계적인 문구ㆍ가정용품업체인 3M이나 미국의 대형 주택용품 유통업체인 홈 디포 같이 물 산업과 무관한 기업들도 속속 진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기존 물 산업의 강자인 프랑스의 비올리아나 벨기에의 수에즈는 비핵심 분야 계열사를 매각해서 그 자본을 물 산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통해 이들 신규 진입업체의 도전에 맞서고 있다.

이처럼 물 산업에 대한 다국적 자본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인도나 남미,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이들 다국적 기업의 상수도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빈발하는 등 심각한 사회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치열한 '물 전쟁'의 여파는 곧 한국에도 밀려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세계무역기구(WTO) 다자간 협상이나 국가간 FTA을 통한 물 서비스 시장 개방압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주요 물 산업 관련 기업이 포진한 EU와 FTA를 체결하면 시장개방이 급진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아직 물 산업이 초기 단계인 데다 기업들이 신규 진입이 잇따르면서 구조변화가 진행되고 있어 지금이야말로 국내 기업이 진입할 적기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수처리 분야는 두산중공업이 현재 담수화공장 건설부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진입이 비교적 유망한 분야로 분석됐다. 다만, 두산중공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내기업이 소규모의 설비부품 공급업체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경제연구소 신준석 연구원은 "상하수도 서비스의 국제표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다국적 기업의 진출이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며 "이에 맞서 국내 물 서비스사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관련 제도의 개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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