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포스코 지분 1%를 취득한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인수합병(M&A)의 위협에서 다소 자유로워지게 됐다.
17일 조선 및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9일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 지분 1%(87만2,000주)를 장내 매입키로 결의했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운용자금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포스코 주식을 취득키로 했다”며 “취득 금액은 일단 4,02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매입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2조2,193억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5위(선박 생산능력 기준)의 조선 전문기업이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이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어 포스코 지분 취득은 적대적 M&A 시도는 아니다”라며 “최근 포스코 주가가 급등하는 데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 물량 증가에 따라 향후 조선용 후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우호 지분이 늘어나 경영권 방어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부터 적대적 M&A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호 세력 확보를 위해 주력해 왔다.
포스코는 4월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에 자사주 1%를 넘기는 대신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1.9%(144만4,000주)를 받는 방식으로 현대중공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또 포스코는 동국제강이 보유하고 있는 유니온스틸의 지분 중 9.8%(100만5,000주)를 매입하고, 동국제강은 포스코가 보유한 포항강판의 지분 중 9.8%(58만8000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동국제강과도 손을 잡았다.
재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M&A 시장이 활성화하고 있어 상호 지분 교환이나 전략적 제휴를 통한 경영권 방어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회사 자금이 비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유통 주식수가 적어지며 주가만 띄우는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고 지적했다.
김 혁기자 hyukk@hk.co.kr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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