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에 투자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학부모에게서 30억원이 넘는 돈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을 받던 과외교사가 같은 수법으로 20억원을 추가로 뜯어냈다가 법정 구속됐다.
가명을 쓰며 서울 강남 등지에서 과외를 하던 이모(29ㆍ여)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의 엄마 김모씨에게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에게 스카우트 돼 투자전문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며 “선물옵션 투자로 수익을 많이 냈으니 내게 투자하라”고 권유했다.
김씨는 평소 이미지가 날카로운데다 외제차를 몰고 다니던 이씨를 전적으로 믿고 4개월 동안 33억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건넸다. 김씨는 같은 해 7월 이씨가 “4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며 요구한 벤츠 스포츠카(9,000만원 상당)까지 사줬다.
하지만 실제 투자경험이 2개월에 불과했던 이씨는 33억원을 순식간에 날리고 말았다. 김씨는 이씨를 검찰에 고소했고, 올해 2월 이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이씨의 일확천금에 대한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다른 사람에게 같은 방법으로 20억원을 뜯어냈다. 이씨는 이 돈을 명품 구입과 선물옵션 투자에 썼고, 결국 모두 날려 통장잔고에는 1,000여 만원만 남았다.
재판부는 이씨의 추가 범행 사실을 알고는 이달 초 2차 재판에서 추가피해자를 막기 위해 이씨를 법정 구속했다. 이씨는 “피해금액을 갚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민병훈)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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