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세돌이 ‘천적’ 조한승에 패해 농심배 예선에서 탈락한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이창호가 원성진에게 져서 역시 태극 마크를 달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또 최철한도 진작 탈락했기 때문에 국내 랭킹 1위부터 3위가 모두 올해 농심배 세계 대회에 국가 대표로 출전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게다가 랭킹 4위 박영훈은 아직 예선 경기가 진행 중이어서 자칫하면 ‘4천왕’이 모두 탈락하는 불상사가 빚어질 지도 모른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바둑가에서는 과연 누가 올해 농심배 와일드카드로 선정될 것인가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와일드카드란 주최 측이 예선 탈락자 중에서 임의로 대표 선수 한 명을 추가 선발하는 제도.
현재 가장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는 물론 이창호와 이세돌이다. 두 사람 가운데 객관적인 성적에서는 단연 이세돌이 앞선다. 올 상반기 중에 벌써 두 개 세계 대회에서 우승했고 국내 타이틀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랭킹 1위 이세돌이 당연히 와일드카드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선발 기준이 꼭 성적만은 아니다. 물론 성적을 전혀 배제할 순 없지만 기사의 지명도, 상품성 등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주최측 입장이다. 특히 이창호가 그 동안 농심배에서 이룬 업적이나 중국에서의 높은 인기 등을 최근 성적만으로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과연 이창호가 사상 처음으로 농심배에 불참할 지, 아니면 이세돌이 역시 9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 대표로 뛰게 될지 어느 쪽이든 그 또한 화젯거리가 될 것이다. 농심배 와일드카드는 며칠 후 예선이 모두 끝나면 주최 측의 내부 논의를 거쳐 선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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