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위조 파문을 일으킨 동국대 신정아(35ㆍ여) 조교수가 16일 “학위 취득을 증명하겠다”며 미국으로 출국했다. 신씨는 12일 유럽에서 몰래 입국한 뒤 외부 접촉을 피해왔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신씨가 16일 오전11시 미국 뉴욕행 항공기에 탑승했으며, 입국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서울 강남의 한 여행사를 통해 622만원짜리 비즈니스석(왕복)을 현금 예약했다.
이날 경북 청송군 한 암자에서 만난 신씨 가족들은 “우리도 잘 몰랐다”고 말했다. 학력위조 언론 보도 이후 앓아 누웠다는 신씨의 어머니 이모(61)씨는 “정상적으로 공부하고 일하는 줄 알았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넋을 잃었다. 삼촌 신모(47)씨는 “정아의 개인 문제가 가족 사생활 들추기로 확대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정아가 15일 전화를 걸어 ‘미국에서 예일대 박사 학위를 증명할 자료를 가지고 돌아오면 잘 해결될 테니 걱정 말라’고 말했으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불교계에 거액을 로비 해 교수직을 따냈다’ ‘지방 재력가의 딸이다’ 등 신씨를 둘러싼 갖가지 소문에 대해 “보다시피 시골의 조그마한 절에 살고 있는데 말할 가치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2008광주비엔날레 공동감독 선임이 철회된 신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조만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동국대도 신씨에 대해 ‘임용취소’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임용취소는 임용 기록 자체를 없애는 것으로 교수직을 박탈하는 파면보다 강한 징계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청송=권정식기자 kwonj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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