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객 중 한 사람인 박 사장은 세상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큼 열심히 살아온 여성 사업가다. 그녀는 대학시절 밑바닥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 자신의 사업체를 차렸고 또 그 회사를 수년 전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리고 얼마 전 그 회사를 팔아 30억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박 사장이 이처럼 성공을 거두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그녀의 회사도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여직원보다는 남자 직원들의 비율이 많았다. 그녀 역시 사장이라고는 하지만 나이가 많고 거센 남자 직원들을 다루는데 애를 먹기 일쑤였다. 뿐만 아니라 거래처와의 관계에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 당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박 사장은 그 같은 장애를 딛고 자신이 성공을 거둔 비결은 좋은 멘토들을 곁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녀에게 가장 큰 멘토는 자신의 회사 소속 부하 직원이었던 A과장이었다. 그녀보다 직급은 낮지만, 연장자인 A과장은 회사 내에서 갈등이 있을 때마다 중재자의 역할을 훌륭히 해주었으며 그녀에게 아랫사람들을 다루는데 필요한 지혜를 빌려주었다.
대학원을 다니며 만난 ‘큰 언니’들도 박 사장에게는 든든한 우군이었다. 지금은 대부분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임원이 된 그녀들은 비록 종사하는 업종은 다르지만 사회생활과 육아를 함께 하며 겪는 어려움이나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사업을 하며 부딪히는 차별을 이겨나가는 데 필요한 세심한 조언을 해주었다. 그밖에도 각종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만난 이들도 그녀에게 다양한 삶의 길을 보여주었다.
여성은 사회생활에서 여전히 소수자다. 따라서 조직 내에서 소수자인 여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이끌어줄 든든한 후원자가 필요하다. 줄타기를 잘 해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이 정당히 평가 받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시장을 꿰뚫는 혜안을 갖추고 있어, 돈이 굴러다니는 길목을 때맞춰 지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에게 지혜를 빌려줄 멘토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 정 대우증권 도곡지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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