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네트웍스의 이선희 대리 책상에는 일기 예보판과 유사한 표지판이 붙어 있다. '조금 우울' '우울하다가 갬' '아주 맑음' '종일 비' 등 마치 일기예보 같은 문장이 적힌 표지판은 바로 이 대리의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 '감정 예보판'이다. 삼성네트웍스는 직원들의 감정 상태를 바로 알 수 있는 '감정 예보제'를 도입해 서로 배려하는 자세로 친목과 화합을 다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T기업에도 경영진과 직원들은 물론이고 직원 상호간에 스킨십을 강조하는 감성 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직원들의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감성경영이 곧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자결제 전문업체인 사이버패스는 아침밥상을 차려주는 회사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직원의 건의에 따라 4월부터 '아침먹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아침식사를 제공하면서 직원들의 지각도 줄고 업무집중도도 향상됐다.
이 업체는 또 '문화만들기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매달 한 명씩 직원중에 홍보대사를 뽑아 아름다운 사내 문화를 만들 수 있는 특정 주제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미소지으며 대화하기, 하루 한가지씩 봉사활동 하기 등 다양한 주제를 정해서 캠페인을 벌이다보면 신입이나 경력사원 등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 회사에 빠르게 적응하게 된다.
송규헌 오픈베이스 사장의 '꽃다발 경영'도 눈길을 끈다. 그는 새로 입사한 직원의 가족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담은 카드와 꽃다발을 전달한다.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직원 가족들은 감동과 함께 회사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된다. 송 사장은 이밖에도 결혼식을 치른 직원들을 부부동반으로 초청해 함께 식사를 하고, 생일을 맞은 직원에게 축하 메시지가 담긴 책을 선물하는 등 스킨십 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일할 맛 나는 회사'를 기업 모토로 내건 삼성네트웍스는 무알콜 회식으로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이 업체는 2차, 3차로 이어지며 술자리가 길어지는 회식 문화를 '무알콜 회식'을 통해 바꿔놓았다.
대신 술자리가 영화 관람, 재즈 콘서트 구경 등 문화 회식으로 바뀌면서 음주 때문에 회식자리를 피했던 여직원들에게까지 환영을 받고 있다.
이처럼 IT기업에 퍼지는 감성 경영은 경영진과 직원들의 만족도를 함께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류창완 사이버패스 사장은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귀기울여 듣고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감성 경영"이라며 "이를 통해 개인과 회사 모두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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