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6일 “같은 당내 반대편에 있는 한 의원이 ‘우리가 경선에 이기면 어떤 어떤 사람은 절대 데리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는데 나는 이기면 정권교체를 위해 그 발언을 한 사람도 함께 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21세기 ROTC 포럼’ 초청 강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당 내에서 서로 단합하고, 나아가 외연을 넓혀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표 측 김무성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이기면 이 전 시장 측 4인방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의 친ㆍ인척 주민등록초본 발급 과정에 박 전 대표 측 인사가 관련된 데 대해 “믿기지 않는다. 일단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놀라운 일이다. 지켜보자”면서도 “할 말은 많지만 그 말을 어떻게 다 하겠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 전 시장은 또 “기업이 바뀌듯 정치도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도 ‘3김(金)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올해 대선도 3김의 영향을 다소 받지 않겠나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경기 화성 용주사를 방문해 “종교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 대통령이 되면 불교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4ㆍ19세대 대표적 정치인인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는 이날 이 전 시장 지지를 선언했다. 이 전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진입시킬 역량이 있는 후보는 이명박 후보밖에 없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 좌파정권 종식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이 전 시장은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힘을 합쳐 선진화 시대를 열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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