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스코어는 찾아온 기회를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따라 판가름 난다. 핸디캡의 높고 낮음도 엄밀히 따지면 주어진 기회를 얼마나 놓치지 않고 거머쥐느냐로 갈라지는 것이다.
18홀을 돌다 보면 실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두세 번의 버디 기회를 맞게 된다. 기회 포착력이 약한 사람은 거의 손에 쥔 것이나 다름없는 버디 기회를 맥없이 놓쳐버린다. 버디를 놓친 후 파 세이브마저 실패하기도 한다. 기회 포착력이 뛰어난 사람은 어김없이 기회를 살려 버디를 챙긴다. 아깝게 버디를 놓치더라도 파 세이브만은 보장 받는다.
두세 번의 버디 기회를 놓쳤느냐, 살렸느냐에 따라 18홀을 끝낸 결과는 5타 차 이상의 스코어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기회를 살리는 것도 놓치는 것도 평소 습관의 산물이다. 좋은 기회가 찾아왔는데도 기회를 살릴 방도를 찾지 않고 무신경하게 대충 쳐버리는 습관이 몸에 밴 사람은 아무리 좋은 기회가 찾아와도 성공확률이 낮다. 반면 기회가 찾아오면 반드시 낚아채겠다는 각오로 진지하게 달라붙는 습관이 몸에 밴 사람은 성공확률이 그만큼 높다.
기회를 놓치고 나서도 별로 아쉬워하지 않는 사람은 다음에 찾아오는 기회를 잡기 위한 연습에도 게을리 할 수밖에 없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버릇이 몸에 밴 사람은 성공확률을 더욱 높이기 위해 부단히 연습을 하고 다음에 찾아올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
상반되는 두 가지 골프습관이 그 사람의 골프를 지배한다. 기회를 맞을 자세와 실력을 갖춘 ‘준비된 골퍼’와 그렇지 않은 ‘준비 안 된 골퍼’에겐 스코어 차이뿐만 아니라 골프가 안겨주는 즐거움에도 차이 난다. 골프에서 얻는 즐거움의 정도는 찾아온 기회를 살리는 확률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사업이라고 다를 바 없다. 사업을 하다 보면 누구에게도 몇 번의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기회를 맞을 준비가 된 사람은 기회를 십분 활용, 멋진 성공을 거두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은 손에 들어온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놓쳐버린다.
누구나 입찰에 참여하고 제안서를 낸다. 매번 입찰경쟁에서 탈락하고 제안서가 거부당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기회 포착력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다. 현명한 최고경영자(CEO)라면 기획 포착력을 높이기 위해 문제를 찾아내고 치료해야 한다. 그리고 사원들을 준비된 인재로 키우는 일에 열성을 쏟아야 한다.
골프에세이스트 ginn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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