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親盧)진영이 대통합신당 합류를 기정사실화하는 동시에 친노 대선주자를 범여권 단일후보로 만들기 위한 활동에 본격 돌입했다. 범여권 대통합 과정에서 자신들의 합류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를 정면 돌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친노세력이 범여권 대통합 흐름에 합류하는 양상은 크게 두 갈래이다. 정치권 인사들은 열린우리당의 틀 속에서 제3지대 대통합신당에 합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최근 전국 지역 조직을 정비한 참여정부평가포럼 등 정치권 바깥 세력은 친노 주자를 지원하는 형식이다.
강경 친노그룹의 유시민 의원이 14일 서울ㆍ경기 참평포럼 출범식에서 “어차피 찢어져 승리할 것이라면 멍석 깔고 원샷으로 승부내자”며 대통합신당 합류 의사를 밝힘으로써 큰 흐름은 정리됐다.
“참여정부를 부정하는 대통합 신당이라면 다 나가고 10명만 남아도 우리당에 남겠다”고 말한 것은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이해찬ㆍ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의원 등은 이미 대통합신당 합류를 공언한 뒤 국민경선 논의에 참여 중이고, 상당수 친노계 의원들도 이들 캠프에 직간접적으로 결합한 상태다.
참평포럼의 경우도 “대선 국면에선 후보를 통해 참여정부의 공과가 언급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대통합 흐름에 합류하게 됐다고 봐야 한다”(친노직계 의원)는 의견이 많다. 참평포럼이 외곽에서 친노 후보들의 버팀목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친노 진영 본류가 대통합 신당에 합류한 뒤 ‘친노 대 비노’의 대립 구도가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참평포럼이 14일 전국 운영위원회 결의문을 통해 ‘탄핵ㆍ지역주의ㆍ기회주의 세력’의 사과를 요구한 것은 친노 진영의 대통합신당 합류가 ‘백기 투항’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임을 보여준다. 노무현 대통령이 강조해온 ‘원칙 있고 질서 있는 통합’이라는 명분과도 맞닿아 있다.
참평포럼의 한 운영위원은 “참여정부의 성과를 계승ㆍ발전시킬 후보를 범여권 단일후보로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친노 인사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동시에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 등 비노 주자들을 겨냥해 참평포럼이 적극적 공세에 나설 것이란 의미도 담겨 있다.
한 탈당파 의원은 “친노 진영이 국민 경선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친노파의 합류는 대통합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갈등 증폭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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