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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30·기아 씨드' 쌍둥이車 '윈윈'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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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30·기아 씨드' 쌍둥이車 '윈윈' 가능할까

입력
2007.07.1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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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성 쌍둥이. 의학적으로 일란성 쌍둥이와 달리 동성 혹은 이성일수도 있으며, 체격과 체형도 꼭 닮지 않는 경우도 많다.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모델 ‘i30’(아이 써티)과 기아자동차의 동급 모델 ‘씨드’는 이런 ‘이란성 쌍둥이’에 비유될 만 하다.

i30과 씨드는 같은 플랫폼(차제 뼈대)에서 탄생했다. 모두 해치백 스타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디자인 컨셉트가 확연히 다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2006년 브랜드 차별화를 선언한 후 처음 시도된 것이다. 현대차는 세련된 이미지를, 기아차는 당당한 이미지로 서로에게서 벗어났다.

i30는 차 이름과 겉 모습에서부터 ‘젊고 개성적인 고객 취향을 반영한 첨단기술의 트렌디 스타일’이라는 디자인 컨셉트가 그대로 들어난다. i30의 차명 중 알파벳 i는 정보(information), 혁신(innovation) 등 앞서가는 첨단 제품의 이미지와 함께 나(I, myself)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젊은 세대를 상징한다. 숫자 ‘30’은 유럽에서 C세그먼트(준중형차급)를 의미한다. 현대차는 i30를 세계 전 지역에 똑같은 이름으로 출시, 쏘나타 싼타페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겉 모습도 씨드와는 다르다. i30는 날렵한 스타일을 담아냈으며, ▦유선형의 헤드램프 ▦로고를 강조한 심플한 라디에이터 그릴 ▦스포티한 비례의 측면라인 ▦풍부한 볼륨의 안정감을 주는 리어범퍼는 유럽의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반면 씨드는 스포티한 디자인을 표방한다. 다부진 앞 범퍼와 날렵한 헤드라이트가 역동성을 표현하고 있으며, 보닛에서 앞 유리 롱루프로 단숨에 이어지는 측면 사이드라인이 속도감을 나타낸다. 한마디로 i30이 절제되고 스포티한 외관이라면 씨드는 다이나믹한 겉 모습인 것이다.

두 모델의 내부 인테리어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조명이다. i30이 현대차의 로고 색깔을 반영해 블루 인테리어 조명을 적용했으며, 씨드는 기아차 로고 색깔인 레드 인테리어 조명을적용했다.

타겟 시장도 다르다. 기아차 씨드는 유럽에서만 판매되는 반면, i30는 국내와 유럽에서 모두 판매된다. 하지만 두 모델 모두 유럽에서 베스트 셀링카인 폭스바겐 ‘골프’ 타도를 목표로 하는 것은 똑같다.

특히 두 차량이 모두 준중형급인데다 플랫폼 마저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판매일선에서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ㆍ모델간섭현상)이 어느 정도 발생할 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물론 유럽 준중형 시장에서 기아차 씨드가 출시 초기에도 불구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두 차량이 상호 모델간섭 없이 ‘윈-윈’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더구나 현대차 i30이 감성적인 여성고객을, 기아차가 스포티한 남성 고객을 타겟으로 삼고 있어 고객이 겹치는 것도 줄어들 수 있다. 이렇게만 된다면 유럽에서 씨드가 월 6,000대 안팎 팔리는 가운데, i30도 출시 초기 목표로 잡은 월 2,000대도 손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i30의 출시는 준중형시장에서 현대차의 주도권을 지속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즉, 현대차가 두 차량을 앞세워 준중형급 장악력을 종전처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차 최재국 사장은 “i30은 개발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유럽시장을 겨냥해 디자인과 성능 등에서 기존 4도어 세단형 차량과는 완전히 구분되는 해치백 모델이라는 면에서 판매간섭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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