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화가 노은님(61ㆍ함부르크대 교수)의 개인전이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있다.
하늘의 새, 바다 속 물고기, 들판의 꽃과 나무를 그린 작품들이 천진스럽고 어여쁜 동화 같다. 대담한 붓질과 과감한 생략, 화려한 색채를 구사한 이 그림들은 따뜻한 유머와 낙천적 기질이 빛난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검은 먹을 애용했는데, 90년 초반 아프리카 여행 이후 다양한 색채를 구사하고 있다.
독일 파견 간호조무사이던 그가 화가가 된 과정은 극적이다. 25세이던 70년, 신문에서 모집 공고를 보고 독일로 간 그는 고된 병원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그림 그리는 것으로 막막한 20대를 견디고 있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72년 어느날, 독감으로 결근하는 바람에 병문안 왔던 간호장이 방 안에 가득 쌓인 그림을 보고 반해 병원에서 첫 전시를 열어주었고, 이 그림들이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한스 티만 교수의 눈에 띄어 이듬해 이 학교에 입학한다.
그때부터 6년간 밤에는 간호보조사로, 낮에는 미술학도로 생활하다가 80년부터는 오로지 화가의 길을 걸어 오늘에 이른다. 한국에는 86년 백남준, 요셉 보이스 등 세기의 거장들과 함께 참여한 <평화를 위한 전시회> 를 계기로 알려지게 됐다. 한국에서는 3년 만인 이번 전시는 31일까지 한다. (02)734-6111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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