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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런 식의 시위로 얻는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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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런 식의 시위로 얻는 게 있을까

입력
2007.07.1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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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보기 흉하고 이성을 잃은 시위다. 미국산 수입쇠고기 매장으로 쳐들어가 준비해온 쇠똥을 뿌린 행위는 비록 일부 지역, 몇 십명의 항의대가 저지른 것이지만 우리 시위문화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정도 행태라면 시위의 차원을 넘어 집단적인 공갈ㆍ협박 수준이다. 쇠똥을 뿌리진 않았지만 물리력을 동원해 고객을 쫓아낸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보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이랜드 매장 점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한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우리 사회는 구호나 성명서, 피킷 등이 통하지 않으며, 자극적 행동을 하지 않으면 관심을 기울여 주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얼핏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주장이지만, 그렇다고 제3자의 정당한 권리를 볼모로 잡는 것이 허용될 수 없다. 불법행위는 더욱 안 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대가 도심을 과잉 점거해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었을 때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상대방에 대한 업무 방해와 별도로 효과면에서도 그러한 시위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시위의 자산인 일반인의 공감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어 명분까지 희석 시키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경기 이천시의 일부 시민들이 군부대의 이천 이전에 대한 반대 표시로 산 새끼돼지를 처형하는 시위를 했을 때, 이목은 집중시켰으나 오히려 반감을 키워 그 명분마저 잃게 되었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

시위는 민주사회가 보장하는 시민의 당연한 권리다. 하지만 정당하게 행사되어야 하고 다른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의무가 전제돼 있다. 일반인의 관심을 위한 방편으로 불편과 불만을 조장하고, 자극적 행위와 연출로 억지 관심을 끌어 주장을 널리 알리겠다는 발상은 반민주적이다. 우리 사회는 그러한 ‘시위 같지 않은 시위’를 가려내 외면할 만큼 충분히 성숙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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