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엔 탄탄한 이익을 낼 것이다.’
삼성전자의 IR를 담당하는 주우식 부사장은 13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사실 이번 실적 발표를 앞두고 삼성전자 주변에선 참담한 실적을 우려하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 동안 줄 곧 국내 기업 가운데 최고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이번 2분기에는 포스코보다 적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밑으로 내려 앉아 시장의 당초 예상을 깨지 못했다. 2001년 4분기(690억원) 이후 5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D램 반도체가 급락한데다, 휴대폰의 경우 중ㆍ저가폰 판매에 주력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2분기에 매출(본사기준)은 14조6,000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100억원,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 11% 줄어든 규모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 “바닥을 찍고 턴 어라운드(실적 개선)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주가가 전날에 비해 큰 폭으로 뛴 것이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하반기 계절적 수요 등으로 반도체가격이 오르고, 휴대폰과 LCD 등의 이익구조가 견실해지면서 상승무드를 탈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하반기엔 실적 개선이 뚜렷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2분기 실적 악화의 주범은 반도체사업. 전자의 돈줄 역할을 해온 반도체의 경우 가격급락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9% 줄어든 3,300억원에 그쳤다.
정보통신 부문도 속빈강정이었다. 3,70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41%나 감소한 3,500억원에 불과했다.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중ㆍ저가폰 판매에 집중한 탓이다.
시장의 관심은 하반기에 어느 정도 실적이 개선되느냐에 집중돼 있다. 일단 낙관론이 우세하다. 반도체경기 반전과 함께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본격화, 인수합병(M&A) 적극 추진 등으로 체질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실려있다.
하지만 전자를 비롯 그룹 주력사들을 보면 최근 눈에 띄는 인수합병(M&A)이 없고, 이익규모도 정체상태에 머물면서 미국 일본의 경쟁기업에 비해 성장정체의 덫에 걸렸다는 그룹안팎의 우려도 적지 않다.
이건희 회장이 우리경제가 일본과 중국에 끼인 샌드위치임을 강조하며 “4~6년 후에 한국경제에 엄청난 혼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신성장 동력 찾기에 부심하고 있는 그룹의 사정과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제품의 세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면서 “ 골프에 비유하면 비바람부는 악조건속에서 경쟁자들이 보기나 더블보기로 무너지고 있는 반면, 그래도 삼성전자는 파 플레이를 하며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우식 부사장은 "상반기에 D램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사업구조가 건실해졌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하반기와 내년까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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