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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 광장에 모인 보수세력, 그들은 누구

입력
2007.07.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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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당 구영식 장윤선 지음 / 미다스북스 발행ㆍ432쪽ㆍ1만3,000원

20년 전 서울시청 앞 광장은 민주화를 열망하는 인파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6월 민주항쟁의 함성이었다. 하지만 민주화 세력의 분열은 권위주의 세력의 재집권을 가져왔고, 1987년 6월항쟁은 절반의 성공일 뿐이었다. 6월항쟁으로부터 20년 세월이 흐른 지금의 서울시청 앞 광장의 풍경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민주화운동에 앞장 선 진보 세력이 아닌 보수 세력이다. 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 는 보수 세력이 서울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거리 뿐아니라 진보 세력의 아지트인 온라인까지 장악한 현상을 분석하면서 한국의 보수란 누구이며 이들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관련자 인터뷰 등을 통해 조망한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좌파 정권 종식”을 외치며 활동 중인 단체는 443개에 이른다. 이들은 다시 ‘행동하는 보수’를 지향하는 구 보수 세력과 이들에게 부족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신 보수 세력인 ‘뉴라이트’로 구분된다.

2004년 대통령 탄핵과 17대 총선을 기점으로 등장한 뉴라이트는 이론 무장과 네트워크에 기반한 조직화를 통해 과거 ‘꼴통’이란 보수 이미지를 벗어나 ‘보수의 진화’를 꾀하면서 종교계 교육계 대학가 등에 파고 들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2007년 정권교체라는 단기 목표로 뭉친 이들 신ㆍ구 보수 세력은 그러나 활동과 인적 구성 면에서 균질하지 않다. 색깔 논쟁이 불거지고, 한나라당 경선과정 개입을 두고 의견 차가 존재한다. 다수 국민들은 자신이 ‘중도보수’이나 차기 정부는 ‘중도진보’적이길 바란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이들이 정권교체를 확신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저자들은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일부 보수 세력의 신당 창당론과 이명박 박근혜를 사이에 둔 대립을 보고 20년 전 진보 세력의 분열을 상기시킨다. 그러면서 이 같은 보수 세력의 끊임없는 위기의식이야말로 그들이 이 순간에도 광장과 온라인에서 정권에 대한 총 공세를 펼치는 이유라고 결론짓는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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