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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재워 물없이 태평양 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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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재워 물없이 태평양 횡단

입력
2007.07.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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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연구원 김완수(47) 박사 연구팀은 13일 내인성 생체리듬을 활용, 수온 조절만으로 인공 동면(冬眠)을 유도해 넙치(광어)를 물 없이 하루 넘게 생존시키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얼리거나 약을 쓰는 게 아니라 단지 적정 시간동안 적당히 온도를 낮춰 서서히 잠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5일 제주산 넙치 20마리(총 40kg)를 동면시켜 물 없이 24시간 동안 경기 안산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항공편으로 운송한 뒤 이중 16마리를 다시 펄펄한 활어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어류는 주변 온도가 떨어지면 생리작용을 최소화하는 생체리듬 조절 능력이 있다. 그러나 그 생체리듬에 정확히 맞춰 재우지 않으면 어류는 영원히 깨어나지 않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넙치는 물 온도를 최적 온도 15도에서 특정 온도(3~5도)로 내려 인위적으로 동면상태를 이끌어 내면 물 한 방울 없는 상태에서 24시간 이상 살 수 있다.

인공동면 유도기술은 싱싱한 활어 유통에 결정적이다. 지금도 선박이나 비행기로 활어를 유통하지만, 활어보다 1.5배나 많은 물을 함께 운송하느라 그만큼 값이 비싸다. 침이나 마취제, 전기쇼크로 기절 시키는 등의 방법도 있지만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등의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 넙치를 수출하면 연간 500억원 규모의 해외시장 개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박사는 “생선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동면과 회복에 필요한 온도와 시간은 모두 제각각”이라며 “더 많은 고급 어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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