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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군사회담 제안… 北 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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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군사회담 제안… 北 속셈은?

입력
2007.07.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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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부가 13일 판문점 대표부 명의로 유엔이 참가하는 북미 군사회담 개최 제안을 골자로 하는 담화를 내놓은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영변 핵 시설 폐쇄 등 2ㆍ13합의 초기조치 이행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나온 북측 군부의 이 같은 제안은 북핵 협상과 한미 군사훈련 일정 등을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오는 18일 개최되는 6자 회담을 앞두고 핵 시설 불능화 등 2단계 조치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내놓았다는 관측이다. 북측이 주장하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의 일환으로 한미군사훈련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중단 등을 요구하는 연장선상에서 북미 군사회담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북측은 핵 포기의 전제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해왔다.

북측 군부는 이날 담화에서 "우리에 대한 선제타격 준비로서 남조선에서 연례적으로 벌이고 있는 대규모 전쟁연습과 무력증강 책동을 중지하라"고 요구하면서 "이렇게 되는 경우 2ㆍ13합의나 6자 회담이 하늘로 날아 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따라서 북측 군부의 이번 담화가 내달로 예정된 한미 합동의 지휘소 훈련인 을지 포커스렌스 연습 등 일련의 한미 군사훈련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측은 방위 훈련인 을지 포커스렌스 연습을 한반도 전쟁연습으로 규정해왔다.

9ㆍ19 공동성명과 2ㆍ13합의에서 합의한 한반도 평화체제 포럼의 참여 주체와 관련해 북측의 입장을 공식화했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과 미국이 남ㆍ북ㆍ미ㆍ중 4자 중심의 평화체제 논의를 구상하고 있음에 반해 북측은 우리측과 중국측을 배제하고 북미 중심으로 평화체제를 논의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북측은 우리측을 정전협정 당사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북측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은 우리의 적대적 교전 일방이며 조ㆍ미 두나라는 기술적으로 전쟁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측이 참가하지 않는 북미 군사회담이 실현될 가능성은 전무하다. 북측은 1953년 휴전 이후 계속 한미 군사회담 개최를 주장해왔다.

북측은 지난 1994년 "평화협정 체결 시까지 정전상태의 평화적 유지를 위한 잠정협정 체결과 북미간 공동 군사기구 설립을 위한 북미 군사회담"을 제의한 바 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당시 "한국이 포함되지 않은 북측과의 어떠한 협정체결도 고려할 수 없다"고 북측 제의를 거부한 바 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6자 회담에 앞서 북측이 (요구 수준의) 자락을 까는 차원에서 나온 담화로 보인다"며 "미측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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