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도시로 급성장중인 우시에서 열번째 중국 패션쇼를 열게 돼 정말 기쁩니다.”
12일 밤 10시 중국 장쑤성 남부 호반의 도시 우시의 밤하늘을 한류 패션의 열기로 흠뻑 적신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흥분 속에서도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중국 관객들에게 일일이 손을 흔들어주느라 바빴다. 중국 내 한류패션의 선구자로서 앙드레 김의 영향력과 인기는 막강했다.
이날 행사는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우시 시정부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패션쇼는 오후7시 시작됐지만 행사장인 우시국제스포츠센터 앞에는 낮부터 수백명이 줄을 서있었다.
쇼가 시작될 때는 이미 5,000여명의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웠고 우시 시 정부 관계자와 최근 개관한 아시아 최대의 종합패션단지 ‘ITFM(International Textile & Fashion Mall)’의 왕웨이 회장, 중국 기자들도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전통적인 방직ㆍ섬유도시인 우시가 세계적 패션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마련한 첫 외국 디자이너 초청쇼라는 점에서 중국 내 한류패션의 인기를 엿볼 수 있게 하는 행사이기도 했다. ITFM에는 내달 8일 한국관도 개관한다.
앙드레 김에게 이번 행사는 중국에서 여는 열 번째 패션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는 1993년 한중 수교 1주년을 기념한 베이징 패션쇼를 시작으로 국내 톱스타들과 함께 패션쇼로 중국의 한류 바람을 일으켜왔다. 앙드레 김은 “처음 패션쇼를 열었던 1993년과 비교해 현재 중국은 경제, 문화, 예술 등 모든 방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룩했다”며 “패션 도시로 발돋움하는 우시에서 열번째 패션쇼를 열게 된 것은 개인적인 영광이면서 한류의 무궁한 가능성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여서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앙드레 김은 이날 패션쇼에서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사계절의 판타지’(Fantasy for four seasons)라는 주제로 내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위한 170여벌의 의상을 선보였다.
탤런트 박솔미와 조현재, 가수 손호영과 아이비 등 국내 톱스타들이 모델로 나서자 관객들은 화려한 의상을 입은 모델들의 아름다운 자태에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며 감탄했다.
패션쇼는 ‘2008년 백야의 축제’ ‘불멸의 명작의 환상’ ‘꿈과 로맨티시즘의 오페라’ ‘동양왕실의 신비’ ‘일곱 겹의 전설’ ‘백조의 성의 영원한 사랑’ 등 6개의 주제로 두 시간 가량 진행됐다.
눈 내리는 밤의 정경으로 시작한 첫 번째 무대에서는 순백과 검정의 세련된 대비가 돋보였으며, 한(恨)과 그리움을 겹겹의 드레스에 담아낸 앙드레 김 특유의 일곱 겹 드레스는 중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앙드레 김은 “앞으로 한국의 디자이너로서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디자이너로서 전 세계를 무대로 동양 패션의 예술성을 널리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넘치는 열정과 의욕을 과시했다.
우시(중국)=김종민 기자 kjm123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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