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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인생, 길이 있다] 인턴으로 인생도 '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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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인생, 길이 있다] 인턴으로 인생도 '턴'

입력
2007.07.14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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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공기업에서 정년 퇴직하고 재취업을 준비중인 박모(58)씨는 요즘 우울하다. 최근 한 중소기업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무능하고 초라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면접 전엔 “무슨 일을 시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러나 막상 “사무직만 해왔는데 기술이 필요하고 육체적으로 힘든 공장 일을 잘 해 낼 수 있겠느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머뭇거리다 결국 아무 말도 못했다.

며칠 뒤 그 회사로부터 “채용하기 힘들겠다”는 연락을 받은 박씨는 “아무런 준비도 안 한 상태에서 의욕만 가지고 대뜸 ‘무엇이든 열심히 잘 하겠다’고 말하기가 힘들었다”며 “체계적인 재취업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고령자 고용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고령자들의 업무 능력이나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의욕만 앞세워 기업에 들어간 고령자들 역시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에 퇴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노동부는 12일 50세 이상 고령자들이 중소기업체에서 3개월까지 현장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고령자 뉴 스타트 프로그램’을 8월부터 시범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고령자들이 중소기업체에서 제품 조립ㆍ생산, 신제품 연구 개발 및 디자인 개선 작업, 행사 기획 및 진행 보조 등에 직접 참여해 업무 내용을 배우고 조직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일종의 ‘고령자 인턴십 제도’인 셈이다.

정부는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교통ㆍ식사비 등 월 20만원의 연수 수당을 주고, 연수 참여 업체에는 연수생 1명 당 월 20만원의 취업능력향상프로그램 실시 비용을 지원한다.

기업은 현장 연수기간에 고령자 인턴들에게 해당 업무를 가르쳐 주는 한편, 새로운 직장 생활에 쉽게 적응하고 진로 선택과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취업 정보 등도 알려줘야 한다. 연수가 끝난 뒤 해당 고령자를 채용하는 기업은 1인 당 1년간 총 270만원(제조업은 540만원)의 신규고용촉진장려금을 받는다.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는 고령자와 업체는 해당 지역의 고용지원센터에 참가 신청서를 내면 된다. 김태홍 노동부 고용평등심의관은 “이번 사업의 목적은 새로운 인생을 모색하고 있는 고령 구직자의 재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고령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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