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12일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한때 박근혜 전 대표의 최측근이었다.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 등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엄청난 고통 속에서 우리 국민을 구할 이가 누구인가를 내내 고민했고 결론은 이 전 시장이었다"며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국민이 받들고 섬길 대통령이 아니라 나라 일을 당차게 해낼 경험 많은 일꾼"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 측근에서 이 전 시장 지지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싫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처한 엄중한 현실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놓고 고심하다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5월 경선룰 논란의 와중에 대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이 전 시장을 선택하게 됐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의 변신을 보는 당 안팎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그는 길지 않은 정치인생에서 그는 여러 차례 변신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전 의원은 정몽준 캠프에 몸 담아 이회창 불가론을 강하게 주장했었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는 당시 최병렬 대표의 제의로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그는 입당에 앞서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한나라당 대표가 된다면 화약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격"이라며 박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되자 이내 박 전 대표의 충직한 '입'이 됐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건 사심 없는 정치인"이라는 등 박 전 대표에 대한 찬양도 아낌없이 쏟아냈다. 그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신임도 각별했다. "대졸 출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발언이 문제가 됐을 때 박 전 대표가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김덕룡 의원과 이기택 전 의원도 조만간 이 전 시장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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