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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프랑스 개혁 "길은 내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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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프랑스 개혁 "길은 내가 만든다"

입력
2007.07.14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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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따윈 필요 없어!”

유럽의 젊은 새 지도자들이 전통과 관행이라는‘익숙한 옛 것’과의 결별을 선언하며 과감한 ‘마이 웨이’의 행보를 내딛고 있다.

12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혁명기념일인 매년 7월14일 관행적으로 가져온 연례 TV 회견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남동부의 도시 에피날에서 개헌에 관한 대국민 연설을 할 계획이다. 에피날은 샤를 드골 장군이 1946년 9월 대통령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하는 헌법 수정을 요구했던 역사적인 장소.

그러나 강력한 중앙정부가 필요하다는 드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프랑스는 12년간 25개 정부가 들어서는 극심한 정국 혼란을 겪은 후에야 강력한 새 헌법과 함께 드골의 5공화국을 탄생시켰다.

엘리제궁의 한 소식통은 “드골이 구상했던 5공화국 헌법이 오늘날에도 적절한 틀을 제공하고 하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 위에 프랑스 민주주의를 현대화할 요소들을 새겨넣길 원한다”며 “대통령이 의회에서 직접 연설할 수 있는 권한과 비례대표제 도입 등이 언급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르코지의 거침 없는 ‘마이 웨이’는 역대 정권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대사면을 거부한 데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최대 국경일인 혁명기념일에 대규모 사면을 단행해 왔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사법부의 독립과 법치주의 정신의 확립을 위해 선심성 사면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혁명기념일에 관례적으로 해왔던 대사면을 올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영국에서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의회 연설을 시작으로 새 회기가 시작되는 오랜 전통이 깨졌다. 화려한 왕관과 망토, 드레스로 치장한 여왕이 매년 가을 의회에서 정부가 앞으로 처리할 법률안들을 발표하는 것은 영국 의회의 가장 중요한 행사이다.

그러나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11일 주택 300만채 공급과 18세 의무교육 등을 골자로 하는 차기 의회의 법률 초안들을 앞서 공개함으로써 150년간 이어져온 영국 의회의 전통에서 이탈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취임 이후 전임자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과거와의 단절’ 전략을 구사해온 브라운 총리는 “열린 정부에 걸맞은 보다 광범위한 정보 공개와 공적인 자문을 위해 우선순위에 있는 법안들을 미리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쓱해하고 있을지 모를 여왕을 대신한 듯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는 “총리가 발표한 것 대부분은 새로운 것이 없다”며 “지난 몇 년간 여왕 연설에서 들었던 것과 비슷한 것들 뿐”이라고 혹평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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