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eekzine Free/ 커버스토리 - "내 인생은 나의 것" 성형수술 전성시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Weekzine Free/ 커버스토리 - "내 인생은 나의 것" 성형수술 전성시대

입력
2007.07.14 02:09
0 0

생긴 대로 살라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 고치면 더 좋아진다는데 굳이 ‘자연 그대로’를 고집해야 할 것은 뭐란 말인가. 영화<미녀는 괴로워> 가 여실히 입증했듯, 연예인 현영이 TV브라운관을 통해 성형수술을 고백하고도 당당히 톱스타가 됐듯 2007년의 대한민국은 성형수술에 사뭇 관대하다. 외모지상주의라는 비난에 쉬쉬했던 시절은 가고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이자 자신감 확보를 위한 결단으로 받아들인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처럼 성형외과를 찾아 자기애를 사는 사람들. 민감하지만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성형수술 전성시대의 현주소를 이번 주 프리가 살짝 엿봤다.

바텐더로 일하는 A(29ㆍ여)씨는 4년전 처음 수술을 받기 시작, 이마 코 눈 안면윤곽에 이르는 일명 ‘얼굴 종합 4종 세트’ 성형을 끝냈다. “평소 사각턱에 대한 불만이 많았어요. 성형수술이 뭐 별건가요. 외모가 바뀌면 자기만족을 느끼고 남들 보는 눈도 달라지니 사회 생활하기 훨씬 좋아졌어요.”

A씨는 성형수술을 여러 차례 받은 사실을 굳이 숨기지도 않는다. 굳이 광고를 하고 다니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만난 동창회에서 “어머, 너 용 됐다”는 친구들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도 않는다. “어차피 숨겨도 다 알아봐요. 그리고 친구들 열이면 일곱은 성형 경험이 있는데 숨길 필요가 있나요.” A씨는 인터뷰를 마친 다음 날 눈 근육수술과‘귀족(貴族) 수술’이라 불리는 입가 주름교정 수술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패션광고 디렉터이자 저술가로 활동하는 S(43)씨는 남성이지만 성형수술 예찬론자이다. 콧대를 높이고 콧망울을 좁혔으며 쌍꺼풀 수술을 받는 등 10년에 걸쳐 약 7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외모를 중시하면서 내면의 아름다움만 가치 있다고 말하는 건 위선”이라는 S씨는 “못생긴 사람을 박대하면서 고쳐도 안된다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에요. 생긴 대로 살라니요. 내면과 외면 모두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거죠.”라고 말한다.

중소기업 대표 Y(45ㆍ여)씨는 비즈니스를 위해서 수술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대인관계가 많은 편이라 젊고 활기찬 인상을 주려고 이마와 목의 주름을 제거한 것이 시작.

이후 쌍꺼풀 수술을 받았으며 내친 김에 볼의 자가지방 이식수술과 복부 지방흡입술도 받았다. “주변 친구들이 너무 자주 수술한다고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사실 은근히 부러운 마음에 하는 시기어린 이야기로 들려요. 성형을 받는데 나이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신감 충족에 도움만 된다면 이거 이상 좋은 게 있을까요.”

홍보 일에 종사하는 C(26ㆍ여)씨는 ‘여자는 무덤에 들어갈 때도 예뻐야 한다’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중학교 때 처음 쌍꺼풀 수술을 받은 경우다.

대학에 들어가서 안면 윤곽수술을, 지난해에는 동글동글한 코끝을 쭉 펴주는 수술도 받았다. “성형수술을 했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은 과연 자신을 위해 무엇을 투자하는지 되묻고 싶다”는 C씨는 “긍정적으로 사는데 도움을 주는 한 계속 수술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형수술에 대한 관대한 시각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프리가 우리 사회의 성형수술 관용도를 알아보기 위해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중 6명은 성형수술을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인터넷을 통해 G마켓과 공동으로 전국의 남녀 5,8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무료 수술의 기회가 주어지면 성형수술을 받겠다는 응답자는 70% 를 넘었다. 경제적 부담이 없다면 성형수술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대한성형외과학회가 전국 65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2005년 5월부터 1년간 성형수술 건수를 집계한 결과 총 7만3,714건이 시행됐다. 이중 순전히 미용을 위해 이뤄진 성형수술은 1만7,501건으로 23%에 이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용 성형수술이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성형외과(2006년 말 현재 629개. 이중 )에서 이루어지고, 건강보헙급여 대상이 아니기에 정부 통계가 잡히지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성형수술 횟수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성형을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곱지는 않다. 중소기업체에 다니는 B(34)씨는 학창시절에 눈과 코 수술을 받은 후 지난해 10년 만에 수술 부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재수술을 받았다.

당시 ‘이렇게 약 먹듯이 (수술을) 받다간 걷잡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성형은 중독성이 있어요. 아무리 사회적으로 관대해졌다 해도 여전히 성형이 진짜 필요한지, 한때의 바람은 아닌지, 심사숙고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허정헌기자 xscope@hk.co.kr

■ '학력 자본'을 넘어… 새로운 권력 '외모 자본'

연예인 성형 고백의 원조인 탤런트 김남주. 그가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성형수술 사실을 밝힌 2001년만 해도 연예인의 성형수술은 열애설 만큼이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살이 빠져서 그렇다”, “치아교정을 해서 달리 보이는 것 같다”가 성형 논란에 휩싸인 연예인들이 쏟아 내던 단골 멘트. 하지만 이제는 “연도별로 조금씩 보수해 나갔다”는 탤런트 현영의 파격적인 발언조차 그다지 놀랄만한 뉴스가 아니다. 성형수술에 관대해진 대한민국 여론. 불과 몇 년 만에 어떻게 이런 큰 변화가 인 것일까.

■ 학력 자본보다 강력한 외모 자본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가 전신 성형수술로 사랑과 성공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내용의 영화 <미녀는 괴로워> . 성형수술을 바라보는 대중의 달라진 시선을 그대로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말 개봉된 이 영화는 흥행면에서 성공을 거뒀을 뿐 아니라 얼마 전 제 44회 대종상영화제에서는 여우주연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역시 성형수술을 소재로 비슷한 시기에 제작ㆍ개봉된 <신데렐라> , <시간> 등이 성형수술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그린 것과 달리 중립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영화를 만든 김용화 감독은 기획 의도를 묻는 질문에 “한국 사회는 외모에 관한 계급이 분명히 존재하는 사회”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영화를 기획하던 2002년만 하더라도 성형에 대한 사회 인식은 부정적인 성향이 강했다. 하지만 누구나 낮은 계급에서 높은 계급으로 진출하려는 욕구가 있는 만큼 외모의 ‘계급’을 높이려는 성형수술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한 영화평론가는 “영화는 부화하지 못하는 인간의 욕망을 그리게 마련”이라면서 “2000년대 후반 한국 영화 최고의 이슈가 부동산과 성형수술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제껏 학력 자본에 매달려 온 한국사회가 이제 외모 자본이라는 새로운 권력에 눈을 뜨게 되면서 성형수술을 일종의 자기계발이나 성공의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 예뻐지고 싶다=젊어지고 싶다

성형수술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달라진 인식은 중ㆍ장년층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서도 읽을 수 있다. 최근 40, 50대에도 젊고 건강하며 경제력이 있는 여성인 나우족(NOWㆍNew Old Women)이나 남성인 노무족(NOMUㆍNo More Uncle) 등이 등장하면서 중ㆍ장년층의 성형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

심영섭 심리학 박사는 ‘루키즘(Lookismㆍ외모지상주의)’의 확산을 지적하면서, 고령화 시대에 수반되는 ‘동안 열풍’을 성형수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주 요인으로 꼽았다. 심 박사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젊어지고 어려 보이는 것에 대한 욕망이 커지고 있다”면서 “‘은퇴는 제 2의 인생’이라는 식의 광고가 확산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년들의 젊어지고 싶은 욕망과 아름다운에 대한 인류의 보편적인 욕구가 결합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성형수술에 매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 자연미인 같은 인공미인

최창호 사회심리학 박사는 “현대사회에서 자연의 힘만으로 이뤄진 것은 없다”며 “경제력과 기술 발달이 결합되면서 인공적인 미도 또 하나의 미로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난히 잦아진 연예인의 성형수술 고백에 대해 대중과 매스컴이 대체로 ‘용감하다’, ‘솔직해서 좋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ㆍ원형)’에 대한 집착이 바탕에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중은 선망의 대상인 연예인도 ‘원래는 나보다 못한 외모였다’는 생각에 위안을 얻고 열광적인 박수를 보낸다는 것이다.

여전히 자연미를 더 우월하게 본다는 차원에서 의료기술의 발달이야말로 일반인들이 성형수술을 자연스럽게 혹은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진짜 배경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수술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한층 덜게 되고 자연미인에 가까운 인공미인의 등장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lfe@hk.co.kr

■ "성형 사실 숨기지 않는다" 66%

흔히 대한민국은 ‘성형 공화국이다’ ‘성형 왕국이다’ 하는 말들을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받고 있길래 이런 말이 오갈까. 그 실태와 성형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프리가 온라인쇼핑몰 G마켓과 공동으로 조사를 벌였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G마켓 사이트를 방문한 5,81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점이나 사마귀를 제거하는 단순 시술을 제외하고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을 받은 사람이 3명 중 1명(34.1%)에 달했다. 남자도 4명중 1명이 미용 성형수술을 받았다.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면서 설문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유행에 민감하고, 외모 관리에 적극적인 사람들이 설문에 참여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꽤 높은 수치다.

성형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수술한 사실을 친구나 연인에게 알렸는가’라는 질문에 ‘성형수술은 부끄럽다고 생각해 가능하다면 숨긴다’는 응답은 12.7%에 불과했다. 이와는 반대로 ‘성형 사실을 알게 될 것 같아 차라리 먼저 말했다’(26.8%)와 ‘적극적으로 알리지는 않았지만 성형 여부를 물었을 때 사실대로 말했다’(39.0%) 등 ‘얘기한다’는 응답이 65.8%로 많았다.

‘자신의 수술경력을 고백하는 연예인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라는 질문에서도 성형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는 그대로 묻어났다. ‘솔직한 행동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는 응답이 53.2%로 절반을 넘은 반면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상술로 보여서 싫다’는 대답은 25.8%로 4분의 1에 그쳤다.

성형수술에 대한 남녀간의 인식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는 것도 드러났다. ‘성형수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여성은 67.3%가 ‘자신의 결점 개선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므로 지나치지 않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해 남성(51.9%)보다 15.4% 더 긍정적인 태도를 나머지 문항에 대해서는 남녀간의 차이가 10% 이내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 머리 끝에서발끝까지… 안되는게 어딨니?

우리 몸에서 성형수술을 할 수 있는 부위는 얼마나 될까. 한마디로 ‘눈동자 빼고 다 고친다’는 우스개가 정답이다. 짱구를 만들고 턱을 깎아주는 것은 물론 엉덩이를 올리고, 종아리를 가늘게 해주며, 일명 ‘트랜스젠더의 마지막 수술’로 불리는 성대 일부를 잘라내 남성의 목소리를 여성스럽게 바꿔주는 목소리성형까지 그야말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가 성형의 유혹에 노출돼 있다.

대한민국 성형수술의 메카라 불리는 강남 개원가에서는 성형에도 유행이 있다고 말한다. 올해의 유행은 남녀 공히 가슴이다. BeS성형외과 최준영 원장은 “노출이 많아지는 여름이면 유독 늘어나는 것이 가슴성형이지만 예전에 주로 연예인이나 특수직업 여성들이 주 수요자였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20대 초반의 대학생부터 가정주부까지 광범위하게 가슴성형을 원하는 것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남성은 여성형유방증을 가진 사람들이 건강과 미용을 위해 유선조직을 제거하면서 지방흡입도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크기에 대한 욕심은 좀 줄었다. A컵에서 급격하게 C컵으로 키우는 것 보다는 B컵으로 한 치수 정도만 키우는 것이 자연스럽고 실핏줄이 도드라지는 현상을 막아준다는 이유다.

여성들이 전통적인 눈 코 등을 성형의 기본으로 친다면 남성들에게는 관상성형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중년운을 좌우하는 코, 부귀의 상징인 광대뼈, 코에서 입매로 이어지는 팔자 주름을 없애주는 귀족수술 등 관상을 젊고 활기차게 만들어준다는 관상성형은 중장년층 비즈니스맨들이 특히 선호한다.

외모를 위해서라면 수술대에 오르기를 꺼리지않는 분위기이지만 성형외과 의사들이라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성형수술이 부위별로 다양하게 개발되어서 인지, 성형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가 다양화한 탓인지는 앞뒤가 분명치 않지만 새로운 수술법이 끊임없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고객이 먼저 다양한 정보와 최신 수술법을 알고 오기 때문에 급하면 다른 병원에 가서 수술법을 배워오기도 한다”며 “기존 수술법도 셀 수 없이 많은 데다 최신 기법도 속속 개발되고 있어 성형외과 간판을 내릴 때까지는 계속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성형의 세계는 넓고 손 댈 곳은 끝이 없는 성형강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런 수술도 있어요

■ 주먹만한 얼굴, 앞짱구로 만든다

이마에 입체감을 주면 얼굴이 작아보이기 때문에 요즘 뜨고 있는 성형술 중 하나가 앞짱구 시술이다. 이마뼈와 피부 사이에 실리콘이나 인공뼈 등 보형물을 넣거나 자신의 지방을 이식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머리카락이 자라나온 선에서 정수리 쪽으로 3~4cm를 절개하고 보형물을 삽입하므로 머리카락을 들추기 전에는 흉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 자가지방이식술은 자신의 배나 허벅지에서 불필요한 지방을 채취해 주입하는 것. 지방이 어느 정도 흡수되는 것을 감안해 2~3회 추가로 시술하는 게 좋다.

■ 눈 밑 애교살 넣기

김태희 송혜교 이나영, 이들에게는 애교살이 있다. 애교살은 눈 바로 밑 선을 따라 볼록 솟은 살을 말하는데 동안의 귀여운 인상을 만드는 첫번째 조건으로 꼽힌다. 수술로 인공피부, 혹은 지방을 집어넣거나 필러를 주사해 비교적 간단히 시술할 수 있다. 정유석 아름다운나라 성형외과 원장은 “부작용은 거의 없지만 시술 후 눈을 자꾸 비비거나 뜨거운 물 세안, 냉찜질은 피해야 자연스럽게 자리잡는다”고 설명했다.

■ 착한 인상 성형술

눈꼬리가 올라간 여성은 날카로운 인상을 심어준다. 때문에 인상을 부드럽게 하는 눈꼬리 성형술. 눈을 내리는 구조물을 눈 아래쪽 살갗에 묶어 눈 꼬리가 내려가는 효과를 준다. 수술 흉터를 없애기 위해 눈 바깥쪽을 크게 만드는 ‘뒤트임’과 같이 시술하는데 이러면 눈이 크게 보이면서 인상을 순하게 만든다.

■ 입술 교정술

도톰한 입술을 위해 자가지방을 이식하거나 필러를 주입할 수도 있다. 입술이 너무 얇거나 입술에 볼륨감이 없는 경우, 입술의 윤곽이 뚜렷하지 않다면 입술 성형을 통해 도톰하고 보기 좋은 입술을 만들 수 있다. 정유석 원장은 “필러를 이용한 입술성형은 비교적 부작용에 대한 염려가 적지만 영국 가수 피트 번스처럼 수십 차례에 걸친 반복 성형은 입술이 두꺼워지는 등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가슴 축소술

작은 가슴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큰 가슴도 문제. 유두 둘레나 유방 주위를 수직으로 절개해 유선 조직과 남는 지방 및 피부 조직을 제거하면 원하는 크기를 만들 수 있다. 수술 후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이나 가슴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 불륨있는 엉덩이

S라인을 돋보이게 해주는 볼륨 있는 엉덩이도 성형수술의 대상이다. 엉덩이에 자기 지방이나 보형물을 넣어 볼륨을 주고 처진 부위를 올려 붙게 만든다. 박상근 BK동양성형외과 원장은 “최근 등장한 ‘트리플 힙업 교정술’은 엉덩이의 부위별로 각기 다른 교정방법을 사용해 자연스러우면서도 탄력 있는 모양을 만들어낸다”고 소개했다. 이 수술의 1단계는 전체적으로 엉덩이 조직을 올려주고, 2단계는 지방흡입술을 통해 엉덩이 아랫쪽의 지방을 제거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엉덩이 윗쪽에 지방을 이식해 볼륨감 있고 탄력 있는 엉덩이 라인을 완성한다. 때로는 특수 바늘과 실을 피부 밑으로 통과시켜 엉덩이 아랫 부분과 허벅지 바깥쪽 지방을 엉덩이 윗부분으로 모아주는 방법도 쓰인다. 이 때 사용하는 실은 의료용 실이므로 안전하다.

■ 종아리, 가늘게 혹은 굵게

종아리에 박힌 알통을 제거하는 수술이 종아리 퇴축술이다. 알통을 통째로 들어내면 평생 불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첨단 기기를 이용해 신경만 선택적으로 차단한다. 시술 후 바로 종아리 알통이 잡히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종아리 굵기도 어느 정도 줄어든다. 너무 가는 종아리라면 지방을 이식해 보기 좋게 볼륨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정유석 원장은 “모든 수술에는 염증, 혈종 등 공통적인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시술 전후에 병원에서 처방해준 항생제와 소염제 등을 잘 복용하고, 생리기간 중 수술을 피하면서 아스피린, 비타민E, 혈액순환 개선제 등 지혈을 방해하는 약물을 수술 전후 2주간 피하기만 해도 부작용의 빈도는 감소한다”고 조언했다.

성형외과 이렇게 고르세요

▲ 절대 '입소문'과 '광고'에만 의존하지 마세요. 비록 미용을 위해 받는 수술이지만 성형수술은 분명 감염을 비롯한 각종 합병증의 위험이 상존하는 외과 수술입니다. 안전한 성형외과를 고르기 위해서는 미리 대학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심도 있는 상담 받기를 권합니다. 대학병원 성형외과 전문의는 비록 많은 미용수술을 하지는 않지만 환자가 모르는 중요한 사실을 말해줄 수 있고 수술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판단을 하는데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습니다.

▲ 전문의 인증서 꼭 확인하세요. 성형외과 수술은 꼭 전문의 자격이 없더라도 의사면허만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의원에선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프론트에서 "성형외과 전문의가 직접 수술을 합니까"라고 구두로 물어보세요. 전문의가 있다면 성형외과학회에서 발급한 인증서를 보여주며 사실 확인을 해줄 것입니다.

▲ '최'자를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각종 최신시술법 및 최신기구에 현혹될 필요는 없습니다. 시술법이 최첨단일수록 좋은 점은 분명히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검증의 기회가 적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굳이 선호하지는 마세요.

▲ 마취전문의 핫라인이 필요해요. 성형수술을 받으며 발생하는 의료사고의 많은 경우가 마취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전신마취가 필요한 성형수술엔 마취전문의가 참가하도록 되어 있지만 국소마취로 수술을 하던 중 갑자기 마취범위를 늘릴 때 전문의 없이 마취가 행해지기도 하는 만큼 반드시 마취전문의를 핫라인으로 부를 수 있는 병원인지 미리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 응급상황 발생시 인근 종합병원과 업무연계가 이뤄지는 곳인지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 성형수술, 아직도 2% 부족하다고?

서울시내 모 종합병원에서 코 성형수술을 받은 직장인 남모(33ㆍ여)씨는 수술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환각에 시달렸다. 치료를 완전히 마치고 회사에 출근한 첫날,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동료들이 인사를 나누면서 이상스럽게 자신의 코만 바라 본다는 느낌을 받은 것. 심상치 않은 눈길은 계속됐다.

얘기를 나누던 옆 자리 동료마저 자꾸 코에 시선을 박은 듯 느껴졌다. 증상은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수술한 의사를 찾아가 “수술이 잘못 돼 사람들이 비웃는 것 같아요”라며 고충을 털어 놓기에 이르렀다. 남씨는 결국 신경정신과로 트랜스퍼(Transferㆍ타 과로 환자를 보냄) 됐다.

서울 강남 개원가에서 성형수술을 받으려고 상담을 하던 조모(22ㆍ여)씨는 담당의사의 권유에 따라 종합병원 정신과를 방문했다. 조씨는 현대의학으로는 전혀 불가능한 시술을 무작정 요구했으며 특별한 이유도 말하지 못했다. 조씨의 요구는 그저 ‘주먹만한 얼굴 크기’였다. 턱 선을 갸름하게 해 얼굴 윤곽을 잡아주는 정도는 가능하지만 조씨가 원하는 사이즈의 얼굴을 만들려면 뇌를 담고 있는 두개골을 쪼개야 한다.

이들 두 환자는 공통적으로 ‘성형중독증’에 빠진 경우다. 미용 성형수술의 목적은 보다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중독증을 갖고있는 환자는 수술을 통해 조금이라도 예뻐졌다는 말을 들으면 거기서 멈추지 못하고 조금 더 나은 결과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오갑성 삼성서울의료원 성형외과 교수는 “성형수술은 담배나 마약 등 다른 중독물처럼 단기적인 행복을 결과로 가져 오기 때문에 그 효과가 약해지면 다시 한번 수술을 하려는 욕구가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인간으로서 당연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적절한 선을 지키지 못하는 것. 오 교수는 “특별히 이러 이러한 환자는 성형중독이니 정신과로 보내야 한다는 지침이나 정의는 따로 없지만 수술한 부위를 3번 이상 재수술을 요구하면 일단 중독으로 판단하고 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유석 아름다운나라 성형외과 원장은 “외모에 열등감이 심할수록 성형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고 스스로 외모가 기형적이라고 생각해 거듭 수술을 요구하는 ‘신체변형장애’(Body dysmorphic disorder) 환자 중엔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더 나은 미에 대한 욕구를 버리지 못하면 피폐하는 것은 정신건강만이 아니다. 거듭되는 수술로 육체건강도 잃게 된다. 아무리 건강한 체질이라도 외과적 수술을 단시간에 많이 받으면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오 교수는 “사람들은 외과수술 후 실밥을 풀면 경과가 다 끝난 것으로 착각하지만 실제 몸이 원상회복하기 까지는 1년이 소요된다”고 말한다.

“비만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지방흡입의 경우 조금씩 욕심을 부리지 않고 받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욕심을 부려 한 번에 많은 양을 뽑으면 지방이 실핏줄에 들어가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성형수술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성형수술 절대 안돼요

▲ 성장기 청소년이라면 골격에 변형을 가하는 시술은 무조건 18세 이후로 미루세요. 쉬워 보이는 쌍꺼풀 수술도 단순 미용이 목적이라면 16세 이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물론 눈썹이 눈을 찌르거나 안검하수 증상이 있다면 시력을 위해서 수술을 권합니다. 어릴 때부터 볼륨이 넘치는 몸매를 만들겠다고 유방성형을 원하기도 하지만 유선 발육이 마무리 되는 22세까지는 역시 ‘금물’입니다.

▲ 혈액응고 인자가 없어 출혈이 멈추지 않는 혈우병 환자,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도 수술을 피해야 합니다. 성형수술도 분명 메스를 사용하는 외과수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이들의 경우 수술 부위가 잘 아물지 않거나 출혈이 과도하면 합병증이 우려됩니다. 심근경색, 빈혈 환자도 위험합니다.

▲ 평소 아스피린, 비타민E, 관절약, 진통제, 호르몬제 등을 먹고 있었다고요? 약을 끊고 2주는 지나야 수술이 가능합니다.

▲ 무엇보다 외모를 고쳐야 하는 합당한 이유, 주관적인 판단이 확고하지 않다면 미용 성형은 또다른 불만족의 시작일 뿐입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