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ㆍ현직 임원들과 현직 대학 교수가 병역특례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이들은 아들을 병역특례 업체에 병역 특례요원으로 위장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지위와 인맥을 동원해 병역비리를 저질렀다.
병역특례 비리를 수사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회재)는 12일 S전자 부사장 윤모(54)씨의 아들을 거래 업체에 위장 편입시킨 혐의(병역법 위반 등)로 A사 부사장 김모(50)씨 등 7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하고, 국립대 교수 권모(64)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S그룹 계열사 임원 출신인 김씨는 2003년 12월 윤씨에게서 ‘아들을 병역특례업체에 취업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 거래업체인 H사에 윤씨의 아들(27)을 부정 편입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편입 대가로 H사 전 대표 김모(39)씨에게 1억원을 건넸으며, 파견 근무를 가장해 윤씨의 아들을 자신의 회사에 근무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S그룹 구조조정본부 부사장 출신으로 A사 대표인 지모(58)씨는 S투자신탁운용 대표 강모(55)씨의 아들(22) 등 4명을 산업기능요원으로 선발한 뒤 지정 업무가 아닌 분야에서 일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편입 대가로 의심되는 금품이 거래대금이라고 주장하지만 돈의 흐름만 있을 뿐 사업내용이 없다”며 “금품 수수 과정에 윤씨가 직접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S전자 전직 임원들이 1999년 설립한 A사는 디지털 방송 관련 기기 및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로 S전자가 일부 지분을 보유하는 등 밀접한 투자ㆍ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 권씨는 제자인 R사 대표 최모(36)씨와 공모해 아들(26)을 위장 편입시킨 혐의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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