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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구조조정 바람 분다

입력
2007.07.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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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감독과 부부 이은- 심재명 프로듀서가 자신들의 영화사 ‘MK픽쳐스’를 팔았다. 이를 시작으로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국내 영화계의 합종연횡, 대대적인 지형변화가 조금씩 가시화 되고있다. 메이저 투자배급사 가운데 하나인 쇼박스와 쇼박스가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역시 국내 최대 배급사 가운데 하나인 CJ엔터테인먼트도 어떠한 형태든 변화를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K픽쳐스’를 인수한 회사는 강원민방. 강원도 지역 최대 케이블TV업체인 ‘강원SO’가 소유하고 있는 강원민방은 일명 ‘백도어’, 즉 우회상장을 위해 MK픽쳐스를 인수했을 뿐, 영화사업 진출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춘천 시내에서 가장 큰 극장을 소유하고 있어 향후 영화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강제규 감독 등 세 명의 경영진이 소유하고 있던 경영지분은 각각 10.8%와 9.94% 그리고 6.54%. 이들은 모두 150억원을 받고 자신들의 주식지분과 경영권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MK픽쳐스는 국내 영화계에 우회상장 붐을 일으킨 주인공으로 2004년 공구회사 세신 버팔로와의 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매각으로 이제는 역으로 영화사들마다 주식시장에서의 ‘철수’ 붐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회사의 부실화로 인한 손해는 주식시장을 통해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전가되는 현실에서 결과적으로 몇몇 개인만 개인 주식 매각을 통해 이익을 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MK픽쳐스의 변화는 앞으로 닥칠 영화계 지각변동의 서곡에 불과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요즘 영화계는 그야말로 태풍전야다. 그 한가운데에는 쇼박스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저런 소문이 떠돌기 시작한 것은 3, 4개월 전부터. 핵심은 국내 거대 두 이동통신사가 경쟁적으로 쇼박스와 멀티플렉스인 메가박스에 ‘입질’을 하고 있으며 제시된 금액은 1조원 규모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 이통사가 실제 ‘군침’을 흘리는 대상은 케이블TV PP(프로그램 공급)업체 온 미디어다.

이통사들은 향후의 IPTV 사업을 겨냥, 막대한 컨텐츠 확보 필요성에 따라 온 미디어 인수전에 나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쇼박스와 메가박스까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문 역시 쇼박스가 그만큼 국내 영화산업이 불황국면으로 접어들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쇼박스는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이상한 놈> 등 그동안 추진하던 대형영화들의 판권을 다른데 넘겼으며 핵심 경영진 일부를 ‘모션스101’이라는 제작사를 차려 독립시킴으로써 차제에 신규투자나 사업확대에 신중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또다른 대형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서비스에 대한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근거 없는 소문으로는 두 회사가 영화사업을 합친다는 것.

하지만 시네마서비스가 작품을 만들 때마다 지분 40%를 소유하던 CJ엔터테인먼트가 최근 그 비율을 스스로 20% 줄인 것을 보면 사실이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소문의 배경에도 이통사들과 그들의 거액 자금이 등장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핵심간부들의 이통사 이적설이 나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소문들이 사실로 이어진다면 국내 영화산업이 대기업 중심에서 이동통신사 중심으로 헤쳐 모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전문가들은 “이제는 그 시기만이 남았다’고 예상하고 있다.

오동진 영화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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