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네루다/민음사'일 포스티노' 의 그 시인, 대지에서 돋아난 야성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가 7월 12일 태어났다. 네루다의 이름에는 <시> 라는 그의 시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시>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 그리고 나, 이 미소(微小)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허공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 별들과 더불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풀렸어.’ 그가 이탈리아의 한 섬에 망명해 있다 만난 우편배달부와의 우정을 그린 영화 ‘일 포스티노’(1994)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면서 더욱 유명해진 시다.
이 생래의 시인은 20세에 낸 첫 시집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절망의 노래> 로 이미 남미 전역에서 명성을 떨친다. 그의 서정시는 그가 자란 대지에서 저절로 돋아난 것이었다. ‘한 여자의 육체, 흰 언덕들, 흰 넓적다리,/ 네가 내맡길 때, 너는 세계와 같다./ 내 거칠고 농부 같은 몸은 너를 파 들어가고/ 땅 밑에서 아들 하나 뛰어오르게 한다’( <한 여자의 육체> 부분) 한> 스무>
네루다는 평생 극동 각지와 스페인, 프랑스, 남미에서 외교관 생활과 망명을 되풀이하면서 반 프랑코 활동(이 시기의 시집 <지상의 거처> 는 서구 언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초현실주의 시로 꼽힌다), 공산당 입당, 고국 칠레의 아옌데 정권 지지 등으로 좌파적 정치 지향을 뚜렷이 했다. 지상의>
“나는 내 말을 내가 잘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문 앞에, 감옥에 있는 사람들이나 쫓기는 사람 또는 외로운 사람들의 문 앞에 놓아왔던 것이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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