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문제로 촉발된 이랜드그룹의 노사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노사 분규가 장기화하고 있다.
이랜드 노조는 11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계산원 업무 외주 용역 전환 철회를 주장하며 서울의 홈에버(옛 까르푸) 월드컵점과 뉴코아 강남점 점거 농성을 열 이틀째 이어갔다.
이랜드 노조는 사측이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 만큼 수도권 매장을 중심으로 농성 매장 수를 확대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조만간 또 다른 매장을 점거할 계획”이라며 “15일로 예정된 홈에버 광주점 개장도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이날 노조측의 확대 점거농성에 대비, 홈에버 시흥점 영업을 중단하고 노조원의 출입을 차단했다. 노조 간부 62명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측은 또 “점거 농성을 먼저 풀어야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노조를 계속 압박했다.
이랜드 노사는 10일 노동부의 중재로 양측의 대표가 처음으로 직접 나서 교섭을 벌였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파업 이틀째를 맞은 연세의료원 노사는 12일 오전 10시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실무교섭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정규직의 기본급 4%와 수당 50% 인상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200명(전체 비정규직 8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정규직의 임금 1.5%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불가를 고수하고 있어 타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환자들은 이날도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입원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외래 환자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장시간 기다려야 했다. 신촌ㆍ영동ㆍ용인 세브란스와 광주 정신건강병원 등 파업 중인 병원 4곳은 중환자실과 응급실, 분만실 등 중요부서에서만 기본적인 업무가 이뤄졌다.
진료율은 신촌세브란스 병원이 평일 대비 외래 52%, 입원 58% 수준으로 파업 첫날(60%, 75%)보다 더 떨어졌고, 영동세브란스 역시 외래 70%, 입원 57%로 진료 차질이 심해졌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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