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안무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는 1995년 초연 이래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는 히트작이다. 한국에서도 2003년, 2005년에 이어 세 번째로 공연 중이지만 티켓 판매율 95%를 기록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백조의>
고전 발레 명작을 방황하는 왕자의 심리극으로 뒤집은 <백조의 호수> 는 가녀린 여자 백조 대신 근육질의 남자 백조를 내세우고, 왕자와 남자 백조의 관계를 동성애 코드로 풀어낸 파격적인 작품이다. 백조의>
22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백조의 호수> 에서는 영국 로열 발레단의 토마스 화이트헤드(32)와 매튜 본 사단의 사이먼 윌리엄스(29)가 백조 역할을 나눠 맡고 있다. 화이트헤드는 “엄격한 테크닉을 요구하는 클래식 발레에 비해 기교적인 요구는 덜하지만 연기력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무용수가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훨씬 자유롭다”고 말했다. 백조의>
백조 뿐 아니라 왕자도 연기하는 윌리엄스는 “감정적으로는 왕자 역이, 육체적으로는 백조 역이 어렵다”고 말했다. “왕자는 행복과 절망을 오가는, 감정 기복이 심한 인물이죠. 반면 백조는 2막 이후 거의 ‘논스톱’으로 춤을 춰야 해요.”
이들이 꼽는 <백조의 호수> 의 매력은 뭘까. “클래식이나 컨템포러리,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작품이죠. 시대에 맞는 캐릭터와 유머가 대중을 끌어들이는 것 같아요.”(윌리엄스) “새로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충실하게 해석하고 있어요. 강렬한 음악이 남자 백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화이트헤드) 백조의>
화이트헤드는 영국 언론으로부터 ‘파워와 우아함을 모두 갖춘 가장 섹시한 백조’라는 평을 들었다. 윌리엄스는 상대역이 어떠냐는 질문에 매튜 본을 비롯해 무용수 상당수가 게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 듯 “화이트헤드는 잘생기고 몸매도 좋지만, 나는 여자친구가 있다”며 웃었다. 화이트헤드는 “왕자는 백조 역할에 가려지기 쉬운데 2005년 런던에서 윌리엄스가 연기한 왕자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관객에 대해 “공연이 끝나면 마치 록스타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줄 정도로 열정적이다”고 했다. 상체를 그대로 드러낸 남자 백조들의 근육질 몸매는 여성 관객들을 열광시키는 요인 중 하나. 윌리엄스는 “이 작품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근육질이 되긴 하지만 노출이 많아 몸매에도 신경을 쓰게 된다”면서 “특히 막이 오르기 전에 팔굽혀펴기를 집중적으로 한다”고 소개했다. (02)2005-0114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