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1일 박정희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 1975년 의문의 죽음을 당한 장준하 선생의 유족을 만났다.
박 전 대표는 지난 달 11일 경선후보 출마 선언에서 "아버지 시대의 불행한 일로 희생과 고초를 겪은 사람들과 그 가족에게 항상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과거와의 화해 의사를 밝혔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장 선생 부인인 김희숙(82)씨의 서울 일원동 집를 찾았다. 박 전 대표는 두 손을 부여잡고 "장 선생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겪은 오랜 세월의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위로한다"고 말을 꺼냈다.
이에 김씨는 "노파심에서 말하고 싶은 3가지를 적었다"며 메모지를 꺼냈다. 그는 "사과의 진정성을 보여 주고, 박 전 대통령 시절 고통받았던 사람들에 대한 보답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 달성으로 해 달라.
또 똑같은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개인적인 욕심 없이 헌신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 여사는 이어 "과거는 과거지만 다시는 우는 사람이 없게 해 달라"고 말하다 감정이 북받치는 듯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장 선생은 누구보다도 뜨거운 애국심과 민주주의 열정을 갖고 있었다"며 "아버지와는 반대 입장에 있었고 방법은 달랐지만 두 사람 모두 개인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표는 사과의 의미가 담긴 빨간색과 흰색 장미꽃다발을 선물했고, 김 여사는 71년 출간된 장 선생의 저서 <돌베개> 를 줬다. 돌베개>
이번 만남은 장 선생의 장남과 친구인 박 전 대표 캠프 서청원 상임고문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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