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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 '운하보고서 유출' 싸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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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 '운하보고서 유출' 싸움 가열

입력
2007.07.1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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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의 ‘경부운하 재검토 보고서’가 언론에 보도되기 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측에게 먼저 전달됐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자 유출 경로를 둘러싸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과 박 전 대표측간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이 전 시장측은 10일 “정권과 박 전 대표측의 야합이 드러났다”며 박 전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총공세를 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측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덮으려는 국면 전환용의 얕은 꾀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 전 시장측은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만으로도 박 전 대표측이 보고서 유출에 개입했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적과의 내통” “60년 야당사에서 유례가 없었던 야합”이라고도 비난했다.

경찰 발표의 핵심은 보고서를 입수한 김현중씨가 자신이 다니는 서울대 방석현 교수에 넘겼고, 방 교수는 보고서 존재 사실을 유승민 의원에게 알렸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측은 방 교수가 박근혜 캠프 정책자문위원이라는 점을 들어 박 전 대표측이 보고서 유출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 교수와 유 의원의 출당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우선 방 교수가 김씨에게 단순히 문건을 전달 받은 게 아니라 입수를 적극 유도했고, 언론 유출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방 교수가 박 전 대표에게 직접 보고를 했을 개연성도 있고, 방 교수가 유 의원에게 문건을 건넸을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이 전 시장측은 박 전 대표와 김씨가 악수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뚜렷한 근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번 수사 결과만으로는 이 전 시장측 정두언 의원이 최근 박 전 대표측을 겨냥해 “보고서가 특정 캠프의 모 의원한테 넘어간 뒤 일부 내용이 변조돼 언론사에 유출됐다”고 주장한 것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박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측의 주장에 대해 “외곽 자문 교수인 방 교수는 박 전 대표에게 직접 보고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방 교수의 보고서 언론 유출 의혹에 대해선 “아니면 말고 식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유승민 의원은 “보고서 원문은 받지 않았다”고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측은 그러면서 “보고서의 언론 유출 경로와 캠프에 보고서 존재를 알린 경로가 다른 것으로 밝혀져 보고서 변조 유통과 우리 캠프가 무관함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근모 명지대 총장은 이날 “2002년 세종대 연구팀이 대운하 프로젝트 보고서를 당시 이회창 대통령후보에게 갖고 와 검토했지만 (타당성이 부족해) 안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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