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현재로선 철군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백악관이 9일 밝혔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라크 미군의 철수는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현지 지휘관들의 군사적 결정에 따를 것이라는 부시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강조한 뒤 “현재로선 철수 논의가 없다”고 말했다.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미군의 이라크 파병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된 2008년도 국방비 지출법안의 수정안이 9일 상정돼 이르면 10일 심의를 거쳐 찬반 표결에 붙여질 것”이라고 밝혀 철군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스노 대변인은 이날 지난 1월 이뤄진 이라크 미군 증강의 효과에 대한 예비평가 보고서 제출시한이 15일로 다가온 것과 관련, 2만1,500명의 증강 병력이 이제 겨우 배치 완료됐음을 지적한 뒤 “겨우 두 달 간을 보고 목표가 달성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스노 대변인은 그러나 11월까지 이라크 전역의 치안권을 현지 이라크군 병력에게 이양하겠다는 당초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이언 휘트먼 국방부 대변인도 “예비평가 보고서는 미군 증강의 초기 효과를 파악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보고서는 크게 기대할 것이 없음을 시사했다.
보수잡지 ‘위클리 크리스톨’의 편집장이자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추진한 주도 세력인 네오콘(신보수주의)의 핵심 이론가인 윌리엄 크리스톨은 이날 “지금 물러서면 끝장이므로 버티는 게 최선”이라며 부시 대통령에게 단호한 철군 거부를 주문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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