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희귀 유전성 말초신경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규명, 이 질환은 물론 항암치료의 신경 부작용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할 가능성을 열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종원(46) 김희진(36) 교수팀은 2년 전 자신들이 최초 발견해 이름붙인 CMTX5라는 질병이 PRPS1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미국 인간유전체학 저널> 7월호에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미국>
남성에게만 나타나는 CMTX5는 선천성 난청, 시신경 손상, 발 기형, 보행장애를 보이는 질병으로 2005년 김 교수팀은 이를 신종 유전병으로 미 국립보건원(NIH)에 등록했다.
김 교수팀은 3대에 거쳐 한 가계에 나타난 5명의 환자와 20명의 정상인의 X염색체에 마커를 표시한 뒤 일일이 스크리닝해 환자들끼리 공유하는 염색체 부위(유전자 200개에 해당)를 알아냈다. 이후 생물정보학을 이용 40개의 유력 유전자후보를 추려낸 뒤 PRPS1 유전자의 변이가 원인임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PRPS1은 DNA, RNA 등 핵산을 합성하는 효소 유전자로 널리 알려져 있어 신경질환과 관련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도 의외였다”며 “이 유전자의 대사과정이 모두 밝혀지면 CMTX5뿐 아니라 항암제나 고지혈증 치료제를 투약할 때 나타나는 말초신경병증도 해결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의 염색체 전체를 훑어서 원인 유전자를 찾아내는 이번 연구방법(유전체 주사 기술)은 임상의학, 분자유전학, 생물정보학 등이 종합된 고도의 기술로 이제는 국내에서도 신종 질병과 원인유전자 발견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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