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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프로, 고정출연자들끼리 놀거나 게스트들이 亂場 벌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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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프로, 고정출연자들끼리 놀거나 게스트들이 亂場 벌이거나

입력
2007.07.1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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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게스트 아니면 얼굴만 봐도 웃기는 고정 출연자들의 세상. 최근 오락 프로그램이 인기 게스트 중심의 토크쇼와 고정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앞세운 버라이어티 쇼로 양분되고 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 고정 출연자가 이끄는 MBC <무한도전> 이 오락 프로그램 중 최고 인기를 모으고 있고, KBS <해피선데이> 의 '하이파이브'는 고정 여성 출연자들로만 코너를 이끌고 있다. SBS <일요일이 좋다-옛날tv> 와 고정 출연자들이 여학생으로 분장하고 학교에서 노는 것으로 포맷을 바꾼 KBS <해피투게더-학교 가자> 도 신설됐다.

게스트를 앞세운 토크쇼의 기세도 만만찮다. MBC <황금어장> 의 '무릎팍도사'를 비롯, MBC <지피지기> 가 빠르게 심야시간대의 토크쇼로 자리잡았고,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야심만만> 도 최근 다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오락 프로그램의 성향이 ‘게스트’와 ‘고정 출연자’ 중심으로 양분되는 것은 이른바 '파워 게스트'를 출연시키기 어려운 방송가의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한 방송관계자는 예전엔 "토크쇼에 출연할 연예인들은 많지만 누구나 시선을 끌어 모을 만한 이슈메이커나 톱스타들은 좀처럼 출연하지 않는다. 그만큼 게스트의 섭외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여러 명의 고정 출연자와 게스트가 섞여 적당히 게임과 토크를 해도 어느 정도 반응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어정쩡한 스타가 출연할 바에는 게스트 없는 프로그램이 더 나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무한도전> 은 매회 게스트를 출연시키는 대신 오랜 시간을 두고 고정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만들어 그들이 벌이는 예측불허의 헤프닝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KBS <상상플러스> 역시 고정 출연자들이 게임을 통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통해 시청차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게스트를 섭외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꾸준하게 시청자와 만날 수 있는 고정 출연자의 비중을 높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들에게 '정'이 가도록 만든 셈이다. '하이파이브'의 제작진은 "처음에는 게스트 없이 고정 출연자들로만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토크쇼는 게스트의 문제로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비슷비슷한 소재와 게스트가 하는 토크가 식상함을 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돌파구를 제시한 것이 바로 '무릎팍도사'. '무릎 팍도사'는 가수 신해철과 싸이, 산악인 엄홍길 등 이슈메이커들을 초청하고, 기존 토크쇼에서는 볼 수 없던 출연자의 밝히기 힘든 사생활이나 논쟁적 이슈를 다루면서 차별화 하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최진실을 녹화하는데 성공하기도 한 '무릎 팍 도사'의 경우 게스트의 섭외를 위해 많게는 열 번 이상까지 출연 요청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 <지피지기> 는 아예 게스트의 섭외과정 자체를 프로그램의 내용 안에 녹여냈다. 프로그램의 MC 박수홍과 이영자가 직접 게스트를 섭외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포맷. <지피지기> 는 토크쇼 외에도 이영자가 김태희를 섭외하기 위해 밤을 새며 기다리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야심만만> 역시 그룹 HOT 출신의 가수 겸 사업가 토니안과 그룹 신화의 김동완을 함께 출연시켜 화제를 모은 것을 비롯해 월드스타 김윤진을 출연시켜 시선을 모았다. 또 한지민이 한 가수에게 스토킹을 당했다거나, MC인 강수정이 진행하던 KBS <연예가중계> 를 한지민이 맡게 되면서 생긴 미묘한 갈등 등을 보여주는 등 가벼운 연애담 위주로 흘러갔던 과거보다 훨씬 '센' 소재의 토크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TV 칼럼니스트 정석희씨는 "과거에는 매주 스타의 모습을 TV에서 번갈아 본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이 만족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디서든 스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출연자의 미적지근한 발언으로는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없다. 게스트 없이 고정 출연자의 역량만으로 이끌거나, 아니면 게스트의 힘을 더욱 강조해 보다 확실한 재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있다. 고정출연자나 게스트들이 소중한 지상파 TV의 프로그램을 마치 사적인 소유물, 셀프카메라 쯤으로 여겨 잡담이나 일삼고 재미를 위한답시고 유치하고 저질스럽고 혐오스럽고 과장된 연출과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고정출연자가 이끌든 게스트 중심이든 오락프로 모두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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