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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완의 투자 클리닉] 파생상품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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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완의 투자 클리닉] 파생상품의 아이러니

입력
2007.07.1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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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하면 연상되는 단어는? 아마 ‘대박’ 내지는 ‘쪽박’일 것이다. 하루 만에 수십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거나, 순식간에 원금을 모두 날렸다는 기사가 종종 나오는 까닭에 일반 투자자들에게 파생상품은 투기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심지어 도박의 끝은 경마장이고, 주식투자의 끝은 옵션이라는 우스개까지 있지 않은가. 하지만 지나치게 투기적인 자산가격의 흐름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욕구에서 만들어진 파생상품이 투기적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원자력이 쓰기에 따라 소중한 전기가 되지만, 무시무시한 핵 폭탄도 될 수 있듯이 파생상품 역시 다루기 나름이다. ‘커버드 콜(Covered Call)’이란 투자전략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콜 옵션(만기일에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팔고 그에 해당하는 기초자산, 즉 현물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인데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옵션을 만기 때마다 다음 만기 옵션으로 갈아타고 기초자산은 계속해서 가져가는 전략을 최소한 4, 5년 이상 구사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전략이 유리한 근거는 옵션과 주가의 속성에 있다. 콜 옵션은 시간이 흐르면 가치가 떨어지는데 이 같은 성질은 외가격 옵션(현 시점에서 행사 가치가 없는 옵션)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한편 증시는 장기적으로는 상승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결합하면 매월 조금씩 옵션의 시간가치 감소를 수익으로 올리고, 주식투자도 자연스레 장기투자로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이때 옵션의 기대수익은 한 달에 1% 미만이고, 주가가 급등할 경우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장기투자가 아니면 효과를 보기 힘든 ‘가랑비에 옷 적시기’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커버드 콜 전략을 지수화한 BXM지수의 수익률은 1990년 이후 S&P500 지수보다 19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커버드 콜 전략은 특히 증시 하락기에 효과가 큰데,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질 당시 S&P500지수는 1년간 10% 가량 하락한 반면, 커버드 콜 투자는 거꾸로 7.4%의 수익을 올렸다.

국내 투자자라면 코스피200 인덱스를 사거나, 그와 비슷한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후 매월 옵션 만기마다 코스피200 지수보다 약 10포인트 정도(5%) 위에 있는 콜 옵션을 매도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꽤 괜찮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단 옵션을 지나치게 많이 매도할 경우 손실이 커져 실패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거나 충분히 공부를 한 후 거래해야 할 것이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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